경제
제약·바이오업계, 정기주총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세에 속앓이
입력 2020-02-25 14:38  | 수정 2020-02-28 20:40

제약·바이오업계가 다음달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세에 각각 다른 이유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제약업계는 의결정족수 확보에 빨간 불이 켜졌고, 바이오업계는 열성 주주들의 높은 주총 참석률에 자칫 주총장이 코로나19의 슈퍼 감염지가 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2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의 주총 일정은 다음달 13일 삼천당제약을 시작으로 17일 SK케미칼(임시주총), 20일 대원제약·동국제약·삼진제약·일동제약·일양약품, 24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코오롱생명과학, 25일 GC녹십자·SK케미칼(정기주총), 26일 신라젠, 27일 셀트리온·JW중외제약 등으로 예정돼 있다. 상법상 12월 결산법인은 다음달 말까지 주총에서 재무제표를 승인받아야 하기에 3월 정기주총 일정을 미루는 것도 사실상 어렵다.
바이오업계는 주주들이 몰리는 게 걱정이다. 실제 셀트리온이 인천 연수구의 컨벤션센터 1개 층을 통째로 빌려 개최하는 주주총회에는 매번 수천명의 주주들이 몰린다. 이외에도 코스닥에 상장된 바이오기업의 주주들은 회사의 사업 현황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지난해 바이오업계에서는 작년 4월부터 임상 관련 악재가 이어져 이에 대한 항의를 하려는 주주들의 참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밀폐된 주주총회장이 다양한 지역으로부터 몰려든 주주들로 채워지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전파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바이오업계 IR 담당 부서는 방역 대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열화상카메라 설치, 마스크와 손소독제 비치 등 현재 임직원들이 사무실을 출입할 때 시행하는 조치를 그대로 주총장에도 적용할 예정"이라며 "코로나19 확산세 추이를 지켜보며 추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반대로 제약업계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대한 공포로 주주들이 주총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한다.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할 수 있어서다. 이에 주총 열흘 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안건에 대한 의견을 표시하는 전자투표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아직 전자투표제를 도입했거나 올해 도입할 예정인 기업은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주총 시즌에 앞서 코로나19와 관련한 지침을 내려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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