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던 배성우, 관객도 사로잡다 [M+신미래의 무용담]
입력 2020-02-25 12:30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배성우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신미래 기자의 무비(MOVIE, 영화)에 대한 용감한 이야기(談)로, 영화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보려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무용담에는 주관적인 생각과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편집자주>

애처롭고 애잔하다. 배우 배성우가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보여준 극한 현실은 애잔한 동시에 공감을 자아낸다. 차복이 쌓인 감정들은 속 시원하게 풀어내지 못하는 그를 보며 우리는 답답한 현실을 깨닫게 한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배성우가 분한 중만은 치매를 앓고 있는 엄마 순자(윤여정 분), 아내(진경 분)과 살고 있다. 중만은 넉넉하지 못한, 물질적으로 부족한 삶을 채우기 위해 찜질방에서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하며 열심히 살아가지만 각박한 현실에 매번 좌절하고 마는 인물이다. 10억의 돈 가방을 발견한 후 그는 자신의 인생에 단비가 내릴 것을 기대했지만 허망 된 꿈일 뿐이었다.

배성우는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를 간병함으로써 오는 스트레스, 직장 내 스트레스 등을 어디서 풀지 못하며 가장이 가장다운 역할을 하지 못한 점에서 오는 압박감을 대사와 행동으로 과하지 않게 표출했다. 과잉된 감정은 중만의 행동에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으나 배성우는 대사톤을 조절해가며 돈을 발견한 후 중만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여기에 그는 대사 끝에 특유의 발음 처리와 능청스러운 대사 톤으로 중만에게 입체적인 색을 입혔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범죄를 다루고 있지만 상업성 영화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재미있는 지점도 살려했다. 이러한 부분을 배성우가 채운다. 배꼽 잡을만한 웃음을 안기는 것은 아니지만 가벼운 농담과 제스처는 과하지 않은 환기점이 됐고, 중만의 존재 이유를 각인시켰다.


또한 배성우의 연기가 인상적인 점은 캐릭터를 현실적으로 그려냈다는 점이다. 특히 지친 현실에서 ‘10억의 돈 가방 두고 가져가야 할지, 말아야할지 도덕적인 신념과 개인의 욕망을 두고 고뇌하는 장면에서 공감을 안기는 동시에 처절한 현실 속 인간의 욕망에 대한 깊은 생각을 갖게 만든다.

관객이 중만에게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안절부절 하고, 초초해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낸 배성우의 연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