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지구촌 감염자 속출하는데도…답답한 WHO "아직 팬데믹 아냐"
입력 2020-02-25 11:34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로이터 = 연합뉴스]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런 상황을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으로 보고 있지 않다며 다시 한번 선을 그었다. 아직까지 '팬데믹'으로 규정지을 만한 대규모 질환이나 사망자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 참석해 이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이탈리아, 이란, 한국에서의 갑작스런 확산 증가는 매우 우려스럽다(deeply concerning)"며 "이 같은 확산으로 코로나 사태가 '팬데믹'이 됐는지를 뜻하냐는 점에 대해 많은 추측이 나온다"고 말문을 열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어째서 그런 질문들이 오가는지 이해한다"면서도 "WHO는 사태 초반에 이미 가장 높은 경계령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세계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팬데믹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현재 상황에 대한 평가, 즉 바이러스의 지리적인 확산과 질병의 심각성,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이 고려된다. 현재는 대규모 중증 질환이나 사망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팬데믹 선언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점을 반복해서 강조하면서도 "기회의 창이 남아 있지만 점점 좁아지고 있다"며 "모든 기회가 완전히 없어지기 전에 빨리 행동해야 한다"고 국제사회의 신속한 협력과 대응을 촉구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세는 중국 내에서 주춤하고 있는 반면 지구촌 곳곳에서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하루 새 확진자 508명, 사망자 71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 7만7658명, 사망자 2663명을 기록했다. 이탈리아에서는 하룻밤 새 사망자가 4명 늘어나 총 확진자 229명, 사망자가 7명이 집계됐다. 한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5일 오전 9시 기준 국내 확진자가 전날 오후 4시 집계보다 60명 늘어난 총 893명으로 기록됐다고 발표했다.
[고보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