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핫이슈] 천연두, 콜레라, 신종플루…팬더믹은 모두 방심에서 시작됐다
입력 2020-02-25 09:52 
[사진 = 매경DB]

"어떤 전염병을 설명하기 위해 팬더믹(pandemic, 대유행)이라는 단어의 사용 여부는 바이러스의 지리적인 확산과 질병의 심각성,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평가에 근거한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무제한적인 확산 단계는 아니다. 대규모 중증 질환이나 사망이 나오지 않았다. 지금 팬더믹이라는 단어 사용은 사실에 맞지 않으며 두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다만 팬더믹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면서 확산 억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진단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팬더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아직 팬더믹이라고 할 수 없다는 근거로 진원지인 우환에서는 사망률이 2~4%에 달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1% 미만이고 유전자 변이가 없는데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우리나라는 코로나 확산세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이달 초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도 팬더믹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다.
하지만 과거 전염병 역사를 보면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천연두와 페스트, 콜레라 등 인류를 공포의 도가니에 몰아 넣었던 팬더믹은 모두 방심에서 시작됐다. 보건의료 수준 등 기술적인 한계가 있었지만 당시 행정을 담당했던 정부와 개인들이 전염병의 심각성을 얕잡아본 탓이 있었던 것이다. 코로나19에 대해서도 팬더믹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해야 한다.
한 전명병이 팬더믹이 되면 가장 시급한 것은 백신과 치료약을 개발하는 일이다. 이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최종 임상을 빨리 끝내고 보급하는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 각국 정부는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야 하며 개인들은 위생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팬더믹은 공포심을 유발하지만 그럴수록 냉정한 대응이 중요하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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