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코로나에…20주년 서울패션위크도 취소됐다
입력 2020-02-25 09:45  | 수정 2020-02-25 18:12
패션위크 [사진 = 연합뉴스]

올해 20주년을 맞는 서울패션위크가 코로나19로 결국 취소됐다. 이로써 코로나19로 내수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해외 비즈니스까지 타격을 입게 됐다. 25일 서울패션위크 관계자는 "24일 회의를 통해 2020 F/W 서울패션위크를 전격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패션위크는 서울특별시가 주최하고 서울디자인재단(대표이사 최경란)이 주관하는 국내 최대 패션행사다. 해외 언론과 바이어 등 수만명이 찾는 이벤트로, 글로벌 행사로 받돋음하고 있다. 동시에 국내 디자이너들에겐 컬렉션을 소개하고 해외 판로를 개척하는 주요 플랫폼이다.
서울패션위크 내달 17일부터 21일까지 총 5일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기로 예정됐었다. 이달 초 코로나19가 소강국면을 맞자 지난주까지만 해도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난 23일 코로나19가 '심각'으로 격상되면서 행사를 20여일 앞둔 25일 전격 취소라는 결정을 내렸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DDP 역시 25일부터 폐쇄에 들어간다.
전미경 서울패션위크 총감독은 "해외처럼 패션쇼를 영상으로 진행하는 것도 검토했으나, 현재 대내외적인 어려움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다"며 취소 배경을 전했다. 서울패션위크 관계자는 "서울패션위크 본쇼에 참여하기로 된 디자이너 3분의 1 정도가 자진 철회 의사를 밝혔다"며 "관객 동원이 어려운 상황에서 무리한 강행은 오히려 그들의 명성에 오점만 남길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했다"고 말했다.

패션업계는 '2020 F/W 서울패션위크' 취소로 인한 파장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최대 패션 행사이자 해외 수주와도 직결되어 있다보니, 서울패션위크에 맞춰 비즈니스를 준비해온 이들에겐 타격이 매우 클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국내 한 유명 패션 디자이너는 "서울패션위크를 통한 수주 물량이 시즌 전체의 25%를 차지하는 이들도 있다"며 "이번 시즌을 위해 투자했던 디자이너들의 어려움은 예상보다 클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주요 시장인 중국은 현재 주요 바이어들과 연락도 안되고, 받아야 할 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패션업계는 상하이패션위크에 이어 서울패션위크까지 취소되면서 K패션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자이너들의 아시아 수주 물량이 최대 50%까지 감소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해외 프레스 및 바이어도 서울패션위크 참석이 힘들다는 의사를 속속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코리아포비아' 여파가 서울패션위크까지 미친 것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내수가 어려운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을 준비해 온 디자이너들이 내수도 해외도 모두 놓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 등 관계당국은 코로나19가 소강국면에 접어들면 국내 디자이너들의 해외수주 활동 등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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