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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공포에 고꾸라진 글로벌 증시…"최소 3월 중순까지 경계"
입력 2020-02-25 09:1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글로벌 증시가 속절없이 고꾸라지고 있는 가운데 최소 내달 중순까지 경계감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의 위험수위가 초기 추정보다 높아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는 3.87% 하락한 2079.04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가 2080선 밑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해 12월 5일 이후 처음으로, 지난 2018년 10월 11일(-4.44%) 이후 1년 4개월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간밤 뉴욕증시 역시 글로벌 확산 공포에 3.56% 추락했다. 특히 다우지수는 1000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2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고 사망자도 잇따라 발생하면서 불안 심리가 재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코로나19 감염자는 이탈리아 220명, 한국 830명, 이란 60명 3개 국가에서 갑작스럽게 증가했으며 이라크 첫 감염자 발생 등 중국외 30개 국가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전반적인 경기 둔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일단 증권가에서는 최소 내달 중순까지는 경계감을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위험수위(전파력, 잠복기)가 초기 추정보다 높아 불확실성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몰고온 불안은 감염병 유행이 공식적으로 종료 발표되기 전까지 사그라들기 어려우며 불안의 강도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증시측면에서 투자심리를 억누를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력 확대로 3월 중순 이전까지 2가지 요인이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먼저 다시 논란이 될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미국 증시의 경우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2월 들어 역사적 신고가를 다시 갱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전날 기준 S&P500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8.8배로 최근 5년 평균인 16.8배를 크게 웃돌고 있어, 기업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크게 오른 미국 증시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견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틈을 타,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기 위한 대책을 추진 중이다. 중국의 미국산 반도체 제조장비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으로 외국기업의 미국의 군사, 안보 관련 기술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즉 중국기업들이 미국산 반도체 제조장비를 사용해 반도체 칩을 생산할 경우 미국 상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이라면서 "양국 간 1단계 무역합의가 성사됐음에도 언제든지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조정이 단순히 코로나19 이슈만으로 해석하기에는 조정폭이 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코로나19 이슈보다는 그동안 시장이 우려했던 높은 밸류에이션 부분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식시장에서는 최근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업종 및 종목 위주로 매물이 출회되는 경향을 보였다"며 "이를 감안 코로나 확진자 수가 지속적으로 급증하지 않는다면 코스피가 2000포인트를 하회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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