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확진자 157명` 이탈리아, 10개 마을 봉쇄…유럽도 코로나 공포
입력 2020-02-24 10:15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환자가 발생해 봉쇄 조치가 내려진 이탈리아 북부 소도시 카살푸스테를렌고 주민들이 23일(현지시간) 인근 슈퍼마켓에 몰려와 줄지어 있다. [ EPA연합뉴스]

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도가 손을 쓰기 힘든 상태에 이르고 있다. 23일 밤(현지시간) 기준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사망자 3명 포함)가 157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하루만에 확진자가 78명 증가했다. 사망자도 한 명 추가로 발생해 세명으로 늘었다.
대규모 확진 사례는 롬바르디아와 베네토주 등 두 지역에 집중돼있다. 이탈리아 전체 경제의 약 30%를 담당하는 '부자' 지역이자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 중 한곳이다. 감염자 수가 가장 많은 롬바르디아주에선 역학조사 결과 밀라노에서 남동쪽으로 약 70㎞ 떨어진 코도뇨라는 마을에 거주하는 38세 남성이 최초 확진자이자 이른바 '슈퍼 전파자'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이 남성은 지난 19일 폐렴 증세로 코도뇨 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롬바르디아주에서 발생하는 대다수 감염자가 해당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 환자 혹은 이들과 접촉한 사람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남성이 애초 어떻게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중국을 여행한 적 없는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지역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4일 "유럽에서 최초 대규모 발병으로 곤혹스러워 하고 있는 이탈리아가 5만여명이 거주하는 10개 마을을 검역하고 봉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당국은 각종 전시와 공연, 축제 등 대부분 행사를 중단 조치했다. 루카 차이아 베네토 주지사는 이탈리아 최대 축제이자 세계 3대 카니발로 꼽히는 '베네치아 카니발' 진행을 이날 밤부터 잠정 중단하고 남은 일정을 모두 취소한다고 밝혔다. 베네치아 카니발은 애당초 2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다.
이탈리아 북부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데 따른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진 여파로 23일(현지시간) 밀라노 인근 소도시 로자노의 한 슈퍼마켓 진열대가 텅비어 있다. [AP연합뉴스]
밀라노에 있는 세계 최고의 오페라 공연장 가운데 하나인 라 스칼라도 공연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밀라노 등 북부지역에서 이날 열릴 예정이던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세 경기를 비롯해 모든 스포츠 경기가 취소됐다.
이탈리아 내 바이러스 확산에 국경을 접한 인근 국가들도 비상이다. 오스트리아는 이탈리아를 오가는 열차 운행을 한때 전면 중단했다. 열차를 중단하지 4시간 후 코로나19 검사에 '음성'이 확인되자 운행이 재개됐다. 스위스도 이탈리아 접경 지역의 검역을 강화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앞서 지난달 말 로마에서 60대 중국인 관광객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오는 4월까지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대만 등을 오가는 직항노선 운항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다른 유럽국가를 경유해 육로나 항로로 입국하는 중국인 관광객 등은 막지 않았다. 이탈리아는 서유럽 국가들 가운데 중국에 가장 관대한 곳으로 알려졌다. 재정위기 당시 중국 자본과 인력이 대거 이탈리아에 들어왔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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