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손 한 번 못 써보고'…후베이성 갇혀있던 홍콩인 코로나19 감염 사망
입력 2020-02-24 09:49  | 수정 2020-03-02 10:0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지난 달 23일부터 차례로 봉쇄령이 내려진 중국 후베이(湖北)성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홍콩인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처음으로 사망한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전날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에 남아있던 77세 홍콩인 남성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우한시를 비롯해 후베이성 내에 남아있는 홍콩인은 2천700여 명에 달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 가운데에는 임신부, 만성질환자, 갓난아이가 있는 가족 등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콩 내 친중파 정당인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과 홍콩공회연합회는 자신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후베이성 내 홍콩인이 683명에 달하며, 이들 가운데 9명의 임신부가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민건련 등은 "생후 6개월이 안 된 갓난아이가 있는 가족도 3가구가 있지만, 이들은 분유를 구하는 것마저 어려운 실정"이라며 "홍콩에서 3월 말 대입 시험을 치러야 하는 수험생이 있는 가족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후베이성 내 홍콩인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은 총 10명이다. 이 가운데 9명은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1명은 중태입니다.

나머지 1명은 퇴원했습니다.

홍콩 내에서는 홍콩 정부가 하루빨리 후베이성 내 홍콩인을 데려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이를 조속히 실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후베이성 전역에 흩어져 있는 2천700여 명의 홍콩인을 집결시키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이들이 홍콩에 돌아온 후 격리할 시설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홍콩 정부가 일본에 전세기를 보내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에서 홍콩인 승객들을 데려오자 이들을 격리할 시설 주변에 있는 주민들은 거센 반대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은 홍콩에 돌아오자마자 포탄 지역에 있는 신축 공공 임대 아파트에 격리됐으며, 14일 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오면 격리가 해제됩니다.

일본 크루즈선에서 돌아온 68세 남성을 비롯해 홍콩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날까지 총 74명으로 늘었으며, 이 가운데 2명이 사망했습니다.

[MBN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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