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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라도’ 전도연 “호평이 독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M+인터뷰①]
입력 2020-02-22 11:29 
배우 전도연이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악녀 연희로 분한 소감을 드러냈다.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배우 전도연이 악녀로 변신했다. 전도연은 별다른 서사가 없는 서연을 그의 매력으로 채워 넣어 살아 숨 쉬는 입체적인 인물을 만들어냈다. 이는 오롯이 배우 전도연의 힘이었다.

전도연은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에서 전반적인 이야기의 키를 쥔 핵심인물 연희를 맡았다. 유흥업소의 마담인 연희는 돈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라도 하는 본능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사람의 약점을 이용하며 자신의 이용가치에 따라 사람 목숨도 앗아가는 잔인한 모습도 지니고 있다. 전도연은 극악무도한 악녀를 냉철하고 잔인하지만 사랑스럽게 그려내며 타 작품 속 악녀들과는 차별화를 뒀다.

특히 서연의 모습은 애절한 멜로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대중에게 각인됐던 그의 이미지와는 간극이 있어 더욱 새롭게 다가왔다.

간극의 차가 크긴 한데 시나리오 상에서부터 연희 상황이 정해져 있고, 센 캐릭터기에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연희는 이미 만들어진 캐릭터고, 제가 힘을 가하면 부담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만들어졌던 연희만으로도 충분했고, 제 마음은 편안하고 가벼웠다. 연희는 잔혹하기도 하지만 여러 모습이 있었다. 이 작품이 아니어도 악녀들이 갖는 선입견이 있지 않나. 악역에 대한 (감독님의) 로망이 들어가 있었던 것 같다.”
배우 전도연이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악녀 연희로 분한 소감을 드러냈다.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는 전도연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중반부에 나타난 전도연은 단번에 바통을 넘겨받아 극의 중심을 잡아서며 절정을 향해 전력 질주했다. 이 힘은 배우 전도연이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전도연은 호평이 오히려 독이 되지 않을까 많은 생각이 들었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그가 말한 진심 안에는 현재 고민이 녹여있는 듯 했다.

연희에 대한 호평 기사들이 좋은 걸까 도움이 될까 싶었다. 기대치도 그렇고, ‘백두산에 출연했을 때 제가 나오는지 몰랐는데 보는 분들이 전도연이 나와서 좋다고 하더라. 이번 작품은 인물들이 굉장히 나오는데 저라는 배우가 사람들한테 무게감을 주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 이 작품을 했을 때 배우들이 많기에 기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자체로 봤으면 좋겠고, 제가 나옴으로 작품에 플러스가 될까 걱정을 했었다.”
배우 전도연이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악녀 연희로 분한 소감을 드러냈다.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또한 전도연은 연희 캐릭터를 비롯해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마치 N과S극처럼 극중 인물들은 연결돼 떨어질 수 없다는 것처럼 인물간의 연결고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극중 짧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정우성과의 첫 신을 회상했다.

첫 신이 애정신이라 당황했다. 현장에 갔을 때는 태영 캐릭터가 만들어져 있고 영화가 중반부 이후였다. 연희는 태영과 많은 것들이 익숙하고 오래된 인연인 거다. 사실 태영 캐릭터를 정우성 씨가 한다고 했을 때 ‘정우성이?라고 싶었다. 태영은 평범하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벼랑 끝에 몰린 사람인데 그러기에는 정우성 씨가 너무 많은 지푸라기를 갖고 있지 않나.(웃음) 그게 너무 의아했다. 현장에서 봤을 때 익숙하지 않았다. 우성 씨가 구현해낸 인물을 처음 보니까 당황스럽더라. 그 신이 제일 어려웠고,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익숙한 연인에서 나온 애교들이 너무 낯 뜨겁더라. 그렇지만 영화 전반적으로 보는 재미가 있고 생각지 못한 캐릭터에 적응해나가는 재미가 있었다. 연희 캐릭터 연희 뿐 아니라 모든 인물들이 그랬다. 인물들 따라가는 재미가 있었다. 연희가 나오면서 퍼즐이 맞춰지는 재미는 있었는데 각 인물들에 대한 애정과 재미가 있더라. 다만 정우성 씨와의 신이 너무 많지 않아 아쉬웠다. ‘정우성과 전도연이 이런 느낌이구나 알 때쯤 끝나 아쉬웠다. 이 이야기만으로도 영화 한편이 나올 것 같은데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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