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최악의 살인마女, 숭고한 모성인줄 알았는데 토막 시신이…
입력 2020-02-22 08:22 

1908년 4월 27일 미국 인디애나주 평화로운 시골 마을 라포르테의 한 농장에 딸린 주택에서 불이 났다.이웃 주민들은 안간힘을 썼지만 집은 완전히 타 버렸다.
현장을 수습하던 당국자들과 주민들은 불타 버린 잔해 속에서 서로 뒤엉킨 채 숨진 시신 4구를 발견했다. 시신들의 모습을 볼 때 두 번의 사별 끝에 세 아이와 살던 여자 농장주 벨 거너스가 불이 나자 아이들을 꼭 안고 어떻게든 불길을 피해 보려다 함께 숨진 것이 분명했다. 다만 이상한 점은 거너스의 시신에서 머리가 떨어져 나가 다른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역 신문들은 '불길도 두려워하지 않은 숭고한 모정' 따위의 제목을 단 기사를 앞다퉈 보도했다.
그러나 이 화재 사건은 미국 역사상 여자가 저지른 최악의 연쇄살인을 세상에 드러내는 계가가 됐다.
연쇄살인 사건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미국 논픽션 작가 해럴드 섹터가 쓴 '지옥에서 온 여왕'(원제 Hell's Princess·알마)'은 전설이 돼 버린 '살인 농장'과 그 속에서 벌어진 잔혹한 범죄, 그리고 끝내 해결되지 않은 미스터리에 관한 이야기다.

화재 사건은 농장의 여주인과 결혼하겠다며 사우스다코타주에서 라포르테의 거너스 농장으로 간 이후 연락이 끊긴 앤드루 헬길리언을 찾기 위해 동생이 농장을 찾으면서 급반전한다. 뭔가 미심쩍었던 헬길리언의 동생은 처음 화재를 신고했던 일꾼이 거너스의 지시에 따라 구덩이를 파고 쓰레기를 묻었다는 곳을 파헤쳤고 거기서 마대 속에 든 사람의 목과 잘려 나간 팔을 발견했다. 곧 보안관과 검시관이 출동했고 범위를 넓혀 수색한 결과 성인 남자 두 명, 성인 여자와 여자 청소년 각 한 명 등 모두 4명의 시신이 더 발견됐다. 시신은 각각 6개 부위로 절단된 상태였다. 농장에서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났음이 분명해졌고 당국은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연쇄살인이라는 용어조차 없던 때에 일어난 이 사건은 라포르테는 물론 전 미국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거너스의 수상한 행적이 드러났다. 하지만 진실은 모두 드러나지 못했다.
100년 이상 의혹으로 남은 이 사건의 진상을 가리기 위해 2008년에는 시카고 공동묘지에 안치된 목없는 시신의 DNA를 조사하기도 했지만, 검사 결과는 '불확실'이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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