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코로나19 청정지역' 증평군, 지역 군부대서 확진자 나오자 당혹
입력 2020-02-21 18:08  | 수정 2020-02-28 19:05

충북 증평 소재 육군 특수전사령부 예하 한 여단 소속 31살 A 대위가 2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증평군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의심 증상을 보인 주민조차 없었는데 갑자기 군부대에서 확진자가 나오자 증평군은 주민들이 동요할 것을 우려했습니다.

증평군의 한 공무원은 "인접한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수용됐던 우한 교민들이 무사히 돌아가 안도했는데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갑자기 확진자가 나와 당혹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위축된 소비 심리가 더 얼어붙을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증평군 보건소 관계자도 "폐렴 증세를 보인 노인 2명이 검체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을 받은 것 말고는 그동안 선별진료소를 찾았던 주민이 한 명도 없었다"며 "코로나19 청정지역이라고 자부해왔는데…"라고 말끝을 흐렸습니다.

증평군은 A 대위가 소속된 부대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증평의 대표적 관광지 좌구산 휴양림의 방문객이 감소하는 등 관광산업이 영향받을 것도 걱정했습니다.


주민들이 불안해하는 분위기도 감지됐습니다.

A 대위가 검체 검사를 위해 전날 방문했던 증평 선별진료소가 방역을 위해 모레(23일)까지 운영을 중단하자 괴산군 선별진료소에 증평 주민들이 몰렸습니다.

이날 하루 증평 주민 8명이 괴산 선별진료소를 찾았습니다.

이들 가운데 5명은 별다른 의심 증세가 없어 돌려보냈고 3명은 폐렴 증세가 있어 충북도보건환경연구원에 검체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괴산보건소 관계자는 "이틀에 한 명 올까 말까 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검사를 원하는 주민들이 몰렸다"며 "대부분 선별진료소 운영이 잠정 중단된 증평 주민들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증평군은 그나마 엄격한 통제가 가능한 군부대에서 확진자가 나왔고, A 대위가 지난 16일 승용차로 대구에서 부대로 곧장 복귀해 증평읍내를 들리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증평군 관계자는 "A 대위가 증평에서 주민과 접촉하지 않았고, 의심 증상 직후 바로 격리 조처된 상태에서 생활했다"며 "코로나19가 부대 밖으로 급속하게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증평군은 관내 전역을 매일 방역하고 A 대위가 소속된 부대의 어린이집과 복지관, 노인복지관 운영을 중단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나섰습니다.

홍성열 증평군수는 "확진자가 발생한 부대의 출입이 철저하게 통제되고 있고 방역도 강화한 만큼 주민들은 행사나 모임은 자제하되 과도하게 불안해하지는 말아달라"고 당부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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