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순식간에 내려앉아"…작업자가 전한 부산 연제구 주택 붕괴 순간
입력 2020-02-21 13:57  | 수정 2020-02-28 14:05

"찌직 소리가 나더니 순식간에 푹 내려앉았습니다."

오늘(21일) 부산 연제구 주택 붕괴 현장에서 매몰됐다가 구조된 인부 61살 A씨는 당시 긴박한 순간을 떠올리며 몸서리쳤습니다.

A 씨는 귀 옆에 긁힌 상처와 함께 오른쪽 다리에 경미한 통증을 호소했지만, 아직 구조되지 못한 동료들 걱정에 병원으로 가지 않고 현장에서 대기했습니다.

A씨는 붕괴 당시 주택 1층에서 전기선 등을 철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주택은 2층짜리로 1층 리모델링을 위해 내부 시설을 철거하는 중이었습니다.


A씨 기억으로 모두 8명의 작업자가 이날 투입됐습니다.

8명은 벽돌을 쌓는 조적이나 전기 설비 관련 기술을 보유한 작업자로 전해졌습니다.

A씨는 '찌직'하는 불길한 소리가 나더니 불과 2∼3초도 지나지 않아 천장이 무너졌다고 당시를 설명했습니다.

A씨 옆에는 다행히 시멘트 포대를 쌓여 있어 무너진 천장 구조물이 포대에 걸쳐지며 아래로 공간이 생겼고 A 씨는 이곳에 엎드려 있다가 구조될 수 있었습니다.

A씨는 "사장을 비롯한 동료들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한시라도 빨리 구조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사고 주택 담벼락에 사다리를 높고 파이프 버팀목을 세우던 인부 B 씨도 사고가 순식간에 났다고 설명했습니다.

B씨는 "우지직하더니 순식간에 푹 내려앉아 놀랐다. 다행히 사다리 위에서 빨리 뛰어내려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8명의 작업자 중 3명은 스스로 대피했고, 5명은 붕괴한 시설물에 매몰됐다가 이 중 2명은 구조됐습니다.

구조된 사람들은 모두 주택 입구 근처에 있었거나, 구조물 사이 틈에 머물러 많이 다치지는 않았습니다.

나머지 3명은 구조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최초 신고자는 매몰됐다가 구조된 26세 근로자 C씨입니다.

C씨는 해당 리모델링 업체 사장의 아들이며, 사장은 매몰된 채 아직 구조되지 않았습니다.

작업자들은 사고 주택의 구조가 매우 취약했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지은 지 오래된 집이라 그런지 기초공사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았다"면서 "1층 바닥에 기초작업을 한 다음에 건물을 올려야 했는데, 흙 위에 바로 벽돌집을 쌓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사고가 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매몰된 주택에는 소방대원들이 교대로 투입돼 일일이 수작업으로 돌을 들어내고 있습니다.

2차 붕괴를 막기 위한 방식입니다.

매몰된 주택 옆에서는 누출되는 가스를 잠그기 위해 가스관을 찾는 굴착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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