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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세종 정준혁 변호사, 서울대 로스쿨로 자리 옮긴다
입력 2020-02-21 13:55 

[본 기사는 2월 19일(14:0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법무법인 세종에서 인수합병(M&A) 업무를 진두지휘해온 정준혁 변호사가 학계에서 제 2의 삶을 시작한다. 로펌 커리어를 잠시 멈추고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으로 자리를 옮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정준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최근 사직 절차를 마쳤다. 다음달부터 서울대학교 로스쿨 교수로 근무할 예정이다. 상법을 전공한 김건식 교수의 정년퇴직으로 생긴 공석을 채우게 됐다.
정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법학과 재학 중 사법시험(제43회)에 합격한 뒤 2007년부터 법무법인 세종에서 근무해 왔다. 회사 내부를 넘어 국내 로펌 시장에서 인수합병(M&A) 업무를 가장 활발히 펼쳐온 인물이다. 2016년 상반기엔 국내 변호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의 M&A 거래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조 단위 이상의 '빅딜'에 줄줄이 참여하며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MBK파트너스의 롯데카드 인수(1조3810억원), 독일 린데(Linde PLC)의 한국법인 매각 자문(1조300억원)을 모두 맡은 것이다. 그 밖에 CJ대한통운의 제마뎁 인수, 한앤컴퍼니의 쌍용양회 인수, 카카오의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 삼성SDS의 시큐아이 인수 자문도 맡았다.
그는 바쁜 와중에도 학업의 끈을 놓지 않았다. 2006년 모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2013년엔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로스쿨(LL.M)에 다녀오기도 했다. 박사 학위를 취득한 건 세종에 근무한 지 약 10년 만인 2017년이었다. 당시 현업과 밀접한 주제인 'M&A에서 주주보호에 관한 연구'로 논문을 통과했다.

시장에서는 정 변호사의 연구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로펌 관계자는 "사실상 세종의 M&A 업무를 주도해 온 인물이고 사내 입지 역시 좋은 편"이라며 "더 늦기 전에 하고 싶었던 공부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인 걸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로펌 변호사들의 전직 행보는 점차 다양해지는 분위기다. 법무법인 지평에서 10년 넘게 M&A 자문을 맡았던 채희석 파트너변호사는 이달부터 SK그룹의 '수펙스추구위원회'로 자리를 옮겼다. 그동안의 실무 경험을 살려 그룹사의 해외투자 업무에 관여하고 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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