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두달새 8% 튀어오른 수원…與 반대에도 규제 꺼냈다
입력 2020-02-20 17:59 
◆ 2·20 부동산 대책 ◆
20일 매주 목요일마다 한국감정원이 내놓는 지난주 아파트 가격 동향이 발표되자 업계에선 '그러면 그렇지'란 반응이 나왔다. 늘 여당에 끌려다니는 정부가 최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당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2·20 부동산 대책을 강행한 이유가 짐작 가능하다는 얘기였다. '수용성(수원·용인·성남)'을 중심으로 한 경기 남부의 풍선효과가 더 이상 내버려둘 수 없을 정도로 과열되는 모습이 수치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날 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전주 0.14%보다 오른 0.18%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3월 30일 이후 58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풍선효과가 과열되고 있는 경기 지역이 전국 아파트값 상승을 이끌었다. 경기 아파트값은 0.42% 상승해 지난주(0.39%)에 비해 상승폭이 커졌다. 이는 2012년 5월 감정원이 아파트 시세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최대 상승률이다. 최근 추세대로 수원(1.81%)과 용인(0.76%)이 경기 지역 상승세를 이끌었다. 자치구별로는 신분당선 호재가 있는 호매실·금곡동을 중심으로 한 권선구가 2.46%, 화서동 일대가 강세를 보인 팔달구가 2.13%, 광교신도시가 있는 영통구는 1.83% 등 지난주와 오름폭이 비슷한 수준이었다. 용인은 수지구가 0.87%로 전주에 비해 상승세가 다소 꺾였지만 기흥구는 0.92%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반면 서울 강남4구는 전주 -0.05%에서 이번주 -0.08%로 낙폭이 더 커졌다. 서초구(-0.07%), 강남구(-0.10%), 송파구(-0.12%) 모두 전주보다 하락폭이 커졌으며 강동구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양천구(-0.02%)도 하락폭이 확대됐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수도권에서 풍선효과로 시장이 과열되고 있는 대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이번에 추가 지정된 수원 영통·권선·장안구는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부터 올해 2월 둘째주까지 기준 누적 매매가 상승률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려 풍선효과를 받은 대표적 지역으로 꼽힌다.

수원 영통구는 두 달간 누적 상승률 8.34%로 전국 1위, 수원 권선구는 7.68%로 2위, 수원 장안구는 3.44%로 8위다. 이외에도 높은 순위에 위치한 수원 팔달구(7.30%, 3위), 용인 수지구(5.75%, 4위)·기흥구(3.60%, 7위) 등은 이미 2018년 말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이번에 조정지역으로 지정된 경기 의왕(1.93%)과 안양 만안(2.43%)도 경기도 평균(1.68%)보다 누적 상승률이 높았던 지역이다. 다만 비슷한 수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경기 화성(2.56%)에 속한 동탄1신도시가 조정대상지역 추가 지정에서 빠진 것은 다소 의외란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에서 새로 조정지역에 포함된 지역의 집값이 주춤할 것으로 보이지만 다시 투자 수요가 새로운 지역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직 비규제 지역으로 남아 있는 안산, 군포, 시흥 등 경기 남부 지역이나 인천(송도·청라), 부천 등 서부권이 새로운 '수용성'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12·16 대책 발표 이후 누적 상승률을 기준으로 안산(1.30%), 군포(0.80%), 시흥(0.78%) 등 수원 인근 지역은 아직 상대적으로 집값이 많이 오르지 않았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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