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지난해 한국이 외국에 빌려준 돈, 빌린 돈보다 5000억달러 더 많았다
입력 2020-02-20 13:33 

순대외금융자산이 연말 기준 사상 처음으로 5000억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를 뺀 금액인 순대외금융자산이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5009억달러를 기록했다. 순대외금융자산은 내국인이 외국에 빌려준 돈에서 내국인이 외국인에게 빌린 돈을 뺀, 순전히 받을 돈이 얼마인지를 나타낸다.
대외금융자산과 대외금융부채는 지난 1년 동안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대외금융자산은 1조6997억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1534억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잔액이 1070억달러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코스피는 7.7% 상승에 그쳤으나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2.3%, 중국 홍콩종합지수는 10.3%,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18.2% 오르는 등 해외 주식이 더 가파르게 상승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대외금융부채는 1조1988억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886억달러 증가했다. 대외금융부채도 주로 증권투자액의 증가 영향을 받았다. 증권투자잔액은 747억달러 늘었는데, 코스피가 7.7% 오르는 동안 원화값이 3.4% 오른 영향을 함께 받았다. 거래요인(185억달러 증가)보다는 가격 변동 등 비거래요인(563억달러 증가)의 영향이 더 강했다.
대외채권액에서 대외채무를 뺀 금액인 순대외채권은 30억달러 증가한 4806억달러를 기록했다. 대외채권은 288억달러 늘어난 9476억달러, 대외채무는 258억달러 증가한 4670억달러로 나타났다. 순대외채권, 대외채권, 대외채무 모두 12월 기준 역대 최고액이다.
일반적으로 경제 규모가 커짐에 따라 대외채권액과 대외채무액이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해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단기채무가 급증하면 대외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며 단기차입금도 문제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채무는 1345억달러로 전년 말보다 89억달러 증가에 그쳤다. 장기채무는 3325억달러로 1년 사이 169억달러 늘었다.
순대외금융자산과 순대외채권이 모두 늘어난 것은 경상수지 흑자로 인해 해외로 투자할 한국 자본이 늘어난 영향이다. 한은 관계자는 "경상수지 흑자로 인해 벌어온 외화가 높은 수익률을 찾아 해외에 투자된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투자가 늘어나면 경상수지 중 배당, 이자소득을 포함하는 본원소득수지가 증가해 장기적으로도 경상수지 흑자폭 유지 및 증가에 도움을 준다.
단기외채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준비자산 중 단기외채 비율인 단기외채비율은 32.9%로 전년말대비 1.8%포인트 상승했다. 대외채무 대비 단기채무 비중인 단기외채비중도 28.8%로 전년말보다 0.3%포인트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단기외채비율과 단기외채비중이 소폭 올랐지만 지난해 2분기 이후 연속으로 낮아지는 추세이며 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상태"라고 밝혔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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