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테슬라는 잊어라~!` 우주여행社 버진, 美증시서 주가 23%폭등
입력 2020-02-20 11:39  | 수정 2020-02-20 14:42
지난해 10월 2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버진갤럭틱 상장을 기념해 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사진)이 엄지를 척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출처 = 뉴욕증권거래소(NYSE)·미국 CNBC]

"테슬라는 잊어라"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1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민간 우주여행사 버진갤럭틱이 23%폭등한 것을 두고 이같이 평했다.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지수는 사상 최고치로 거래를 마친 가운데 한편에서는 주요 투자은행 JP모건이 거품 붕괴 주의보를 내렸다.
지난해 10월 상장한 '민간우주여행사' 버진갤럭틱 주가가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23.27%폭등한 결과, 최근 3개월 기준 298%주가가 올랐다.
19일 버진갤럭틱(Virgin Galactic : SPCE)은 하루 새 23.27%폭등해 주당 37.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3개월로 시간을 늘려잡으면 무려 298%가 뛰어 주가가 3배 급등한 셈이라고 CNBC는 이날 전했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버진 주식은 18일 기준으로 1억410만 주가 사고 팔려 애플, 테슬라와 함께 가장 많이 거래된 종목으로 꼽혔다.
버진갤럭틱은 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69) 버진그룹 회장이 이끄는 민간 우주탐사 기업이다. 작년 10월 28일 뉴욕 증시에 상장한 버진 갤럭틱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스페이스X,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의 블루오리진과 함께 '미국 3대 민간 우주탐사업체'로 꼽힌다.
버진갤럭틱 주가 23% 상승은 회사 차원에서는 사상 최고폭이지만 두 자릿수 급등세는 종종 있는 일이었다. 앞서 14일(21%)에도 20%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18일(5%)에도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보통 버진갤럭틱 거래량은 1200만 주를 밑돌지만 지난 주 후반부터 수요가 급증한 결과 19일에도 8120만 주가 거래됐다.
투자분석업체 마켓리벨리언의 존 나자리안 공동창업자는 CNBC인터뷰에서 버진갤럭틱 거래 추이에 대해 "이건 완전히 미친 거래량"이라고 평했다. 그는 "콜옵션(특정한 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이 지난해 12월만 해도 하루 1만2500콜이었는데, 1월 들어서 3만8000콜로 늘었고, 지난 주에는 하루 17만5000콜로 폭증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주가 상승이 이르면 올해 안에 유인 우주선을 시험 발사할 것이라는 버진갤럭틱 계획에 기반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회사는 지난주에 비행기 모양의 차세대 유인우주선 '버진 스페이스쉽 유니티'(VSS Unity)를 뉴멕시코주 발사 기지로 옮겼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버진 갤럭틱은 이달 25일 작년도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고, 당분간 순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 분석이다.
버진갤럭틱은 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오른쪽)이 이끄는 민간 우주탐사 기업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왼쪽)의 스페이스X,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의 블루오리진과 함께 `미국 3대 민간 우주탐사업체`로 꼽힌다. [AP·로이터 = 연합뉴스]
증시 전문가들은 버진갤럭틱 상승세를 전기자동차제조업체 테슬라와 견주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투기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기차나 태양광 등 실제로 눈에보이는 가시적 성과를 내는 테슬라와 달리 우주여행은 더 추상적인 상품이기 때문에 제대로된 기업 가치 평가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폭등세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CNBC는 "지금 당장 버진갤럭틱 폭주가 멈춰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버진갤럭틱에 질세람~` 1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전기자동차제조업체 테슬라 주가가 사상 처음으로 주당 900달러선을 돌파했다. [사진 출처 = 마켓워치]
이런 가운데 테슬라도 뉴욕 증시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당 900달러선을 돌파했다. 19일 하루 새 주가가 6.88%급등해 주당 917.42달러에 거래를 마친 결과다. 미국 주식시장의 투기성 '비트코인'이라고 혹평받던 테슬라 주식이 이같이 질주하는 배경에 대해 CNN은 테슬라가 전기차 외에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사업이라는 또다른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투자분석업체 파이퍼샌들러의 알렉스 포터 애널리스트는 CNN인터뷰에서 "테슬라 사업에서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가 저평가받고 있다.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전기차 외에 다른 제품도 판다는 사실을 잊곤 한다"면서 "테슬라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사업 규모가 지난해 16억 달러(약 1조9000억 원)에서 2030년 연간 8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19일 S&P 500 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15.86포인트(0.47%) 상승한 3386.15, 나스닥은 84.44포인트(0.87%) 오른 9817.18에 장을 마감해 각각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중국 발 경기부양책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미국 증시 분위기가 달아오른 가운데 비관론도 나왔다. 19일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빅 분석가는 투자 메모를 통해 "방산주와 기술주에 거품이 끼었으며, 이 거품은 붕괴될 것"이라면서 "또 이른바 가치주(저평가 우량주)와 소비재, 신흥국 시장이 가격 조정 순환에 접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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