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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후 형한테 초구? 몸쪽 직구” 무럭무럭 자라는 소형준 [애리조나人]
입력 2020-02-20 06:30  | 수정 2020-02-20 07:24
kt위즈 신인 투수 소형준이 1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서 라이브 피칭을 마치고, 회복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美 투손)=안준철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투손) 안준철 기자
이정후 선배랑 첫 대결에는 몸쪽 직구를 던질겁니다.”
kt위즈 신인 소형준(19)의 패기는 넘쳤다. 스프링캠프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었다.
미국 애리조나 투손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진행 중인 kt의 스프링캠프도 반환점이 돌았다. 올 시즌 전력도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1차지명으로 입단한 소형준은 입단 때부터 기대를 모았던 투수다. 지난해 고교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였다. 청소년대표팀에도 선발돼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에서도 인상적인 피칭을 했다. 이강철 kt 감독도 시즌 때 던지는 걸 봐야겠지만, 고졸답지 않은 완성형 투수다”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기대는 기회로 이어졌다. 이 감독은 소형준을 5선발로 쓸 생각이다. 선배들도 공 좋다!”라고 외치며 소형준의 기를 살려주고 있다.
소형준은 19일 스프링캠프에서 처음으로 라이브 피칭을 가졌다. 30개를 던진 소형준은 포심, 투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졌다. 그는 피칭 후 포심을 제일 많이 던졌고요. (혼자서) 투구할 때랑 타자가 들어오는건 또 다르고, 4개월 만에 던지는 거라서 제구가 좀 흔들린 것 같다. 다음번엔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처음이니까 나름 괜찮았다”고 말했다.
처음 경험하는 스프링캠프지라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소형준은 어느 정도 적응한 단계였다. 그는 걱정 많이 하고 왔는데. 선배님들이 다 잘 챙겨주셔서 잘 적응하며 지내고 있다”며 슬며시 웃었다.


소형준은 스프링캠프 출발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올 시즌 목표를 신인왕으로, 가장 상대하고 싶은 타자는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2)라고 밝혔다. 선발진에 진입해서 신인왕으로 가는 발판은 만들어진 셈이다. 물론 소형준이 납득할 만한 성적을 거둬야 한다. 신인 선수가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소형준은 저한테 좋은 기회니까 잘해서 잡아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정후와 첫 승부에서 어떤 공을 던질 것이냐고 물었더니 소형준은 답변은 몸쪽 직구를 던지겠다”였다. 역시 당찬 신인이었다.
kt위즈 투수들이 1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서 라이브 피칭을 가졌다. 신인 우완투수 소형준이 라이브 피칭 후 이숭용 단장의 격려를 받고 있다. 사진(美 투손)=안준철 기자
당차긴 했지만, 겸손한 면도 있었다. kt 프랜차이즈 최초의 토종 10승 투수인 배제성(24)을 자신의 롤모델로 삼고, 많은 것을 물어보고 있었다. 배제성은 나보다 더 나은 투수라 해줄 말이 없다”고 했지만, 소형준은 10승 투수인데 제가 더 잘하는 건 하나도 없다. 많이 배우려고 물어보고 있다. 제성이 형이 좋게 봐주셔서 기분 좋다”면서 (배)제성이 형이 프로 스트라이크존이 아마추어랑 다르기 때문에 생각지도 않은 볼이 나와도 잊으라고 조언해줬다”고 전했다.
신인왕이라는 목표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신인 선수들은 144경기로 치르는 한 시즌이 체력적으로 버거울 수밖에 없다. 소형준은 고등학교는 1경기 던지고 컨디션 올라올 때까지 쉬는데, 프로는 1주일에 한 번은 던져야 해서 체력적인 면에 신경을 쓰고 있다. 선배들이 ‘여름 되면 무조건 떨어진다. 그러니까 초반에 좋다고 너무 하지 말고 꾸준히 갈 수 있도록 잘해야 한다라며 조언해 줬다. 한 시즌을 경험해봐야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시즌이 시작되진 않았기 때문에 선발 기회를 잘 잡아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1년 뒤 스프링캠프에서는 어떤 모습을 희망할까. 소형준은 ‘2년차 징크스를 깰 수 있나?라는 말을 듣는데 가장 좋다. 1년 차 때 잘했다는 얘기니까 제일 좋은 시나리오다”라며 웃었다.
그렇게 소형준은 자신의 목표인 신인왕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었다. kt에서 또 다른 슈퍼루키가 나올 수 있을지 소형준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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