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오늘(18일) 국무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상황을 '비상경제시국'으로 규정하고 특단의 대책을 주문하면서 정부가 내놓을 '긴급 처방'의 내용에 관심이 쏠립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전례가 있다, 없다를 따지지 말고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 어떤 제한도 두지 말고 예상을 뛰어넘는 정책적 상상력을 발휘해 달라"고 거듭 강조한 만큼 정부가 파격적이고 과감한 조치를 꺼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이달 말까지 1차 대책을 우선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 소상공인 임대료 부담 경감 조치 ▲ 중소기업에 대한 특별금융지원 ▲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 확대 ▲ 소비 쿠폰 지급·구매금액 환급 등이 기본적으로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그 가운데서도 '임대료 부담 경감조치'의 경우 문 대통령이 사흘째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그제(16일) 전주시에서 이뤄진 자발적 상가임대료 인하 운동인 '착한임대인 운동'에 대해 SNS에 글을 올려 "박수를 보낸다"고 격려한 데 이어 전날 경제부처 업무보고에서도 "범정부적으로 강력히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내놓는 1차 대책에는 임대료를 인하하는 건물주들에 대한 강력한 인센티브 제도가 담길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건물주들의 임대료 인하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일정 정도의 재정적 뒷받침을 해주거나 다른 방식으로 지원을 해주는 방안 등이 고려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민간분야 상생협력을 끌어내는 지자체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의 인센티브를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특히 임대료 안정화의 경우 코로나19 사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문재인 정부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온 과제라는 점에서 정부가 한층 과감한 유인책을 내놓으리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강 대변인은 역시 "(임대료 인하 노력은) 나아가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 상승으로 인한 상권 내몰림 현상) 등 사회문제를 해소할 계기가 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직접적 피해를 본 기업들을 위한 세제혜택이나 특별금융지원 등의 재정대책도 기본적으로 정부 발표에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관광업계나 유통업계, 재래시장 등 소상공인들에 대한 적극적인 재정 지원이 이뤄질 수 있으리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가운데서도 중국과의 거래가 활발한 업종의 경우 지원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아가 기업들의 신규투자나 일자리 창출이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 역시 정부가 검토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투자와 고용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소비진작을 위해 문 대통령은 '소비쿠폰 지급·구매금 환급' 제도를 거론했습니다.
이에 대해 강 대변인은 "'소비쿠폰'의 경우 국내외에서 과거에 시행된 전례가 있을 것"이라며 "이를 포함해 모든 옵션을 열어두고 파격적 조치를 추진하자는 것이다. 특히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강력한 지원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처럼 정책수단이 '총동원'될 것으로 보이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필요성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원책이 성공을 거두려면 결국 재정적 뒷받침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문 대통령 역시 국무회의 발언에서 "1차 예비비(1천41억원)는 시작일 뿐이며, 예산 조기집행도 마땅히 해야 하는 기본적 조치"라며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결국 '긴급 처방이 제때 효력을 발휘하려면 추경이 최대한 빨리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정부, 나아가 정치권 내에서 자연스럽게 고개를 들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강 대변인은 '정부가 추경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추경 얘기를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다. 정부가 여러 소비진작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재원 문제까지 포함해 종합적으로 검토를 할 것"이라고만 답했습니다.
한편 일부에서는 직접적으로 재정을 투입하지 않더라도 정부나 공기업 등 공공부문이 임대료인하·소비진작 등에서 '솔선수범'을 하며 분위기를 조성하는 방안도 병행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옵니다.
정부 청사나 공기업에 입점한 상인들에게 임대료를 할인해주면서 자연스럽게 민간 분야로 확산시킬 수 있을거란 입장입니다.
굳이 임대료 문제에 한정되지 않더라도 프렌차이즈 업계에서 본사와 가맹점 간 계약을 통해 얼마든 상생노력을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