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다시 서울로"…`탈제주` 10년만에 `탈서울` 앞질러
입력 2020-02-17 15:16 

지난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제주에서 서울로 이동한 '탈제주'인구가 서울에서 제주로 이동한 '탈서울'인구를 앞질렀다. 10여년간 지속된 제주살이 열풍이 잠잠해지고 한한령 등 악재가 겹치면서 제주 부동산 시장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7일 직방(대표 안성우)이 통계청의 인구이동 통계 자료를 이용해 제주와 서울의 인구이동을 분석한 결과 2019년에는 제주에서 서울로 총 10명이 순이동(전입-전출)해 2009년(623명)이후 처음으로 탈제주 인구가 탈서울 인구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 이후 은퇴노년층의 제주살이와 더불어 국제학교 입학을 위한 강남권 거주자의 제주 이전이 하나의 트렌드로 잡아가며 서울에서 제주로 인구가 순유출되는 모습이 지속됐다. 특히 중국자본의 대거유입으로 제주 내 건설경기가 활성화되고 유관산업도 파생되며 2015년에는 최고 4083명의 순유입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드(THAAD)사태 이후 발효된 한한령, 급격히 상승한 주택가격 등 부정적인 요인들이 중복되며 점차 순유입인구가 감소되고 있는 모습이다. 2015년에는 강남3구에서 총 1059명이 제주로 순유출 되었지만 2019년는 18명 순유출에 그쳤다. 학령기인 10-20세 미만 인구가 제주에서 서울로 순유출은 2015년 대비 3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로의 순유출 증가는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2015년 연간 최고 13.78%까지 상승했던 제주 아파트 가격은 2019년 3.66% 하락하며 전국평균을 밑돌았다. 실제 제주 내 가격수준이 가장 높은 곳으로 알려진 노형동 아이파크2차의 경우 전용 115㎡가 2017년 7월 11억1700만원에 거래됐으나 2019년 8월에는 8억3000만원으로 거래가격이 하락했다. 전용 84㎡도 2017년 2월 8억원에서 2019년 4월 6억9000만원으로 1억1000만원 떨어졌다.
이같은 영향에 외지인 투자비율도 감소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2012년 이후 제주 외 거주자가 아파트를 매입하는 비중이 20%를 상회하기도 했지만 2019년에는 15.7%로 줄었다. 특히 서울의 매입비중이 5.2%에 그치며 외지인 매입비중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인구유출과 함께 제주 아파트 시장의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제주 관광산업의 부진과 인구유입 감소로 주택수요 확대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투자목적 중심의 외지인 거래축소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서울 아파트 시장 강세로 수도권에서 유입된 자금과 수요가 다시 유출되는 모습이다. 제주2공항 건설이슈가 존재하고, 한한령 해제 등 긍정적인 요인도 남아있지만, 아파트보다는 토지시장 중심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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