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본 크루즈선 확진자 급증, 왜…? 비난 쇄도
입력 2020-02-16 19:30  | 수정 2020-02-16 20:12
【 앵커멘트 】
일본 요코하마 해상에 정박해있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수 십 명의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내부 승객들은 마음대로 나올 수도 없는 말 그대로 선상 감옥 신세인데요.
자세한 상황, 국제부 신재우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신 기자, 일단 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는 어떤 배입니까?


【 기자 】
네 2004년에 만들어진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는 무게 11만 톤이 넘는 초대형 크루즈선 입니다.

길이는 약 290m, 높이는 약 62m인데 층수만 무려 17층에 달합니다.

크루즈선 한 층의 크기도 5천 평에 가까운데요.

승객 2600여 명, 승무원 1,100여 명을 합쳐 약 3,700명이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규모입니다.


배 안에는 대형식당이나 극장 라운지 등의 필요한 모든 부대시설이 있는, 말 그대로 바다를 떠다니는 하나의 작은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앵커멘트 】
그런데 이렇게 대단한 하나의 작은 도시가, 갑자기 코로나19 확진자가 355명이나 쏟아지는 바다 위의 감옥이 된 이유는 뭡니까?

【 기자 】
네 일단 기술적으로는 크루즈선 고유의 폐쇄성이 원인이겠습니다.

대형 유람선은 통풍관을 통해 선내 공기를 순환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여기에 장기간 격리조치를 시켜 감염 위험을 높였다는 지적입니다.

애초에 바다 위 수상격리를 했다는 것이 실책이었단 지적인데요.

격리 이후 아베 정부의 안일한 대응도 사태를 키우는 원인이 됐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3일 크루즈선이 입항한 뒤에도 승객들에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자유롭게 다니도록 내버려뒀습니다.

실제로 감염환자들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식당을 이용하거나 극장에서 쇼를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미 사태가 커져 버린 지금도 내부 사정이 상당히 열악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현재 크루즈선 내부에 남아있는 승객들의 증언에 따르면 객실 내부 청소도 개인이 해야 하고, 의무실에도 발열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넘치고 있어 신속한 치료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앵커멘트 】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 아직도 검사 안 받은 사람이 많다구요?

【 기자 】
네 3천 명이 넘는 탑승 인원 중 2천7백여 명이 검사를 아직 못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첫 확진자가 나왔을 때 전수조사에 들어갔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아직도 못한 건데요.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약 열흘 만에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은 전수조사에 들어가겠다고 뒤늦게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또 같은 날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검사 능력의 한계를 거론하며 전수 검사가 어렵다고 밝혀서 정부 내부의 엇박자만 보여줬습니다.

일본 정부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려, 전수검사 실시 여부에 대해 말그대로 갈팡질팡 행보를 보이는 겁니다.

【 앵커멘트 】
그렇다면 일본 정부에 대한 자국민 반응도 썩 좋지는 않겠네요?

【 기자 】
아베 정부의 초기 방역 대응은 실패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선상격리만 시키다 확진자만 350여 명을 넘어섰기 때문인데요.

그렇다고 본토의 감염관리가 잘 되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미 본토에선 5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고, 급기야 얼마 전엔 80대 여성이 목숨을 잃기까지 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일본 정부의 현 대응은 공중 보건 위기에서 '이렇게 해서는 안 되는 교과서적 사례'"라고 까지 비판할 정도인데요.

벚꽃스캔들로 정치적 수세에 몰렸던 아베 총리로서도 조만간 열릴 도쿄올림픽으로 반격을 노려봤지만, 이번 방역 실패로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 기자 】
일단 크루즈선 내부에 있는 우리 국민은 총 14명입니다.

일본 정부는 크루즈선의 탑승객 전원에 대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할 예정으로 음성 판정자를 19일부터 순차적으로 하선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우리 정부는 2월 19일 이전이라도 일본 당국의 조사결과 음성으로 확인된 우리 국민 승객 중 귀국 희망자가 있다면 국내 이송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우선 우리 국민의 의사를 정확히 파악한 후에 일본 정부와 협의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 앵커멘트 】
알겠습니다. 우리 국민은 물론, 크루즈선에 타고 계신 모든 분들이 건강하게 하선하시길 저희도 기도하겠습니다.
뉴스추적 신재우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 오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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