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1조 날린 라임…27개펀드는 전액손실
입력 2020-02-14 17:50  | 수정 2020-02-14 20:09
◆ 1조 날린 라임사태 ◆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지 사태는 피해 금액만 1조원에 달하는 사기 투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펀드가 부실로 이어지자 주요 판매사였던 신한금융투자와 공모해 이를 은폐하고 투자자를 기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장에서는 기업의 창업·성장·회수 생태계에 자금줄로 거론된 모험자본인 사모펀드가 라임 사건으로 얼룩지면서 자칫 자본시장 신뢰 위기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14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라임자산운용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지 펀드 3개는 최대 1조원(장부가액 기준·지난해 10월 대비)의 자산가치 하락이 예고됐다. 먼저 라임자산운용 플루토 FI D-1호의 기초자산 예상 회수율 범위는 50~68%, 테티스 2호 펀드의 기초자산 예상 회수율 범위는 58~79%로 나왔다. 플루토 FI D-1호 장부가액이 1조2337억원, 테티스 2호의 장부가액이 2931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두 펀드 장부가액 합계 1조5268억원은 최악의 경우 8914억원(손실액 6354억원)으로 줄어든다. 또한 라임자산운용은 무역금융구조화 펀드에 담긴 북미 IIG 펀드가 공식 청산 단계에 돌입하면서 1억달러의 원금 삭감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436억원 규모 플루토 TF 펀드 역시 1200억원 정도 손실을 반영해 펀드 기준 가격이 50% 하락한다.
펀드 기준 가격 하락을 반영한 세 펀드의 순자산은 작년 10월 말 기준 장부가액 대비 1조원가량 낮아진다. 특히 총수익스왑 계약으로 레버리지를 제공한 증권사들이 펀드 순자산에 대해 선순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472억원 규모 AI스타 펀드 같은 경우엔 투자자들이 전액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주요 판매사였던 신한금융투자와 함께 사기에 가까운 투자를 단행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고수익을 위해 불투명한 자산에 투자했고, 투자 부실이 발생하자 이를 적극적으로 은폐하는 방식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유치해온 것이다. 이 과정에서 추가 수익을 위해 레버리지를 활용하면서 손실이 배로 늘어났다. 최고투자책임자인 이종필 전 부사장은 라임의 허술한 내부 통제를 넘어 수년간 불법적인 투자를 지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금융위는 라임자산운용 사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시장 참여자 규율 강화와 투자자 보호 방안을 내놓았다.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사모펀드 본연의 순기능을 훼손시키지 않도록 운용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상호 감시·견제를 통해 위험 관리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김제림 기자 /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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