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쟁심화, 팍팍한 삶" 한국을 떠난다
입력 2020-02-14 16:50 

한국을 떠나는 국민들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국제결혼을 비롯해 연고 초청, 취업이주, 사업이주, 독립이민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을 탈출하고 있다.
14일 외교부에 따르면 2019년 해외이주신고자는 모두 4037명에 달한다. 문재인 정권이 출범했던 2017년 1443명으로 최저치를 찍은 것에 비교하면 약 2.8배가 뛰었다. 2018년에는 6330명이 한국을 떠나 2017년 대비 4.4배나 증가했다.
해외이주자는 지난 2011년 이래 줄곧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의 국력과 경제력은 꾸준히 상승한 반면 주요 이민 대상국인 미국 등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 침체·반이민 정서 확산 등으로 생활 여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추세가 2017년을 기점으로 다시 상승세로 반전한 것은 그만큼 한국에서의 삶이 팍팍해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해외에 거주하다 그곳의 영주권을 취득한 현지이주자를 제외하고 연고이주(연고초청,국제결혼,국제약혼,해외입양)과 무연고이주(취업이주,사업이주,독립이민)만을 집계한 이민자 숫자도 ▲2017년 825명 ▲2018년 879명 ▲2019년 980명으로 지속적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는 2017년 12월 개정된 '해외이주법'이 현지이주자도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함에 따라 2018년부터 신고자가 폭증해 착시효과가 나타났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한국 국민이 외국 국적을 취득한 '국적상실자'와 복수국적자로 살다가 한국 국적을 포기한 '국적이탈자'도 증가 추세다. 법무부에 따르면 2015년 1만6595명이었던 국적상실자는 2018년 2만6607명까지 늘어났다. 국적이탈자수는 같은 기간 동안 934명에서 6986명으로 7.5배 폭증했다.
그에 반해 해외에서 한국으로 이민오는 '영주귀국자' 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14년 3561명에 달했던 영주귀국자수는 2018년엔 1653명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돼 5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한국의 매력도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다.
지난해 해외 이주자 4037명은 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주로 영어권 선진국들에 정착했다. 미국 이주자가 1868명으로 최다였고 그 뒤를 캐나다(789명), 호주(374명) 등이 이었다. 이들 선진국은 경제·교육·기후·이민자 포용도가 비교적 높고 한인 커뮤니티가 이미 형성돼 있어 현지 적응이 상대적으로 쉬워 인기가 높다는 평가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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