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내가 제일 잘나가` 테슬라, 20억 달러 규모 주식 추가발행 발표
입력 2020-02-14 16:14  | 수정 2020-02-14 16:42
지난해 11월 21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호손 소재 '테슬라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사이버트럭(Cyber Truck)을 공개하고 있다./출처=로이터·CNBC

글로벌 증시의 '비트코인'으로 비유되며 주가 급등락 속 상승세를 이어온 미국 전기자동차제조업체 테슬라가 주식을 추가 발행(유상증자)한다고 발표하면서 전세계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사업 목적 달성과 대차대조표 강화 차원에서 총 20억 달러(약 2조 3660억 원) 규모 신규 주식을 발행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테슬라가 계획하는 주식 추가 발행수는 265만 주 정도이며 주당 가격은 767.29달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새 주식을 추가로 발행하게 되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1000만 달러 규모, 테슬라 이사회 멤버이자 오라클 회장인 래리 엘리슨은 최대 100만달러어치의 주식을 인수할 예정이다.
이번 발표는 불과 2주 전 머스크 CEO가 2019년 4분기 실적발표 당시 "주식이나 채권 시장을 통해 자금을 모을 계획이 없으며 사업 확장을 통해 필요한 돈을 조달할 수 있다"고 한 말과 반대된다. 13일 신규 주식 발행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다시 한번 널뛰기했다. 테슬라 주가는 개장 전 거래에서 7.2%의 급락세를 탔다가 개장 후 이후 상승 반전하면서 직전일 대비 4.78% 상승한 주당 804.0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다시 한 번 800달러 선을 돌파한 셈이다.
테슬라 주가가 직전일 대비 17.18%급락한 지난 5일(현지시간)일론 머스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텍사스에 공장을 지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내용의 트위터 투표를 부쳤다. 투자자들은 사업 확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출처 = 트위터
회사 자금조달 계획이 단기간에 뒤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테슬라가 투자자들의 마음을 산 이유는 주식 신규발행이 앞으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더 키웠기 때문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온다. CFRA의 애널리스트인 개럿 넬슨은 "독일 베를린 공장 신축 계획과 미국 텍사스주 기가공장 신축 가능성 등 테슬라의 야심찬 성장 계획을 감안하면 새 주식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에 더해 불과 1달전만 해도 '테슬라 후려치기'에 앞장섰던 모건스탠리가 되려 테슬라 주식을 사들일 것이라는 점도 투자자들의 기대를 자극했다. 지난 달 16일 모건스탠리는 "테슬라는 상승여력이 없다"면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매도' 권장을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모건스탠리는 이번에 골드만삭스와 테슬라 주식 추가 발행 주관사가 되면서 공동으로 총 3억 달러어치 매수 권한을 가지게된다. 일반 주식 추가 발행 규모인 20억 달러와 합치면 테슬라의 추가 자금조달 규모는 23억 달러가 되는 셈이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3개월간 120%, 지난 6개월간 225%의 급등세를 보이면서 '이 세상 주식이 아니다', '비트코인이나 다를 바 없는 투기 주식'이라는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전기차 시장 잠재력과 회사 기술력 등 펀더멘털에 기반한 평가라는 주장과 투기 심리에 의존한 거품이라는 지적도 엇갈리고 있다.
앞서 12일 찰리 멍거 버크셔헤서웨이 부회장은 데일리저널 연례 행사에서 테슬라 투자 질문에 대해 "테슬라의 머스크 CEO는 독특한 인물이다. 그가 스스로를 과대평가할 수도 있지만 그가 항상 틀리기만 하진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머스크는 자신이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식으로 사람들에게 확신을 주었기 때문에 테슬라 매매가 늘고 있는데, 나는 절대로 그것(테슬라 주식)을 사지도 팔지도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테슬라 단기 매매는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멍거 부회장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40년을 함께 일해왔으며, 중국 기업이 미국 기업보다 강력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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