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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자존심 국순당에 무슨 일이…상장폐지 위기
입력 2020-02-14 16:06  | 수정 2020-02-14 17:02

국내 대표 전통주 기업 국순당이 상장폐지 기로에 놓이면서 투자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만성 영업적자를 내면서 실적 턴어라운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순당은 지난해 5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5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지난 10일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향후 외부감사를 거쳐 영업손실이 확인될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게 된다.
국순당의 거래 정지는 예견된 것이었다. 당초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41억원에 달했기 때문에 4분기에도 흑자 전환은 힘들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했다.
국순당은 지난 2015년 '백수오 파동'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은 후 실적에 타격을 받았다. 당시 국순당의 주력 제품인 백세주의 원료 일부에서 가짜 백수오라 불리던 이엽우피소 성분이 검출되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순당에 해당 원료를 사용한 제품 판매 중단을 요구했고, 국순당은 해당 제품을 비롯해 백수오를 원료로 하는 백세주, 백세주 클래식, 강장 백세주 등 3종류를 회수했다.

이후 주류 산업은 경기 침체에 따른 매출 감소가 이어졌고, 유통망 부족 등의 한계로 국순당의 실적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국순당이 실질심사 대상에 오른다고 해도 상장폐지가 될 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잉여현금흐름이 흑자를 보이고 있고, 현금성 자산과 부동산 자산이 500억원에 달해 쉽게 상장폐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순당의 경우 자회사들이 이익이 많이 나고 있고, 순이익은 흑자"라며 "부채도 적고 자산가치도 있어서 상장 실질심사를 할 때 이같은 요인들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각에서는 배중호 대표이사의 장남인 배상민 상무가 최근 자사주를 매입한 것도 상장폐지에서 벗어나는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 배 상무는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자사주 14만6714주를 장내 매수했다.
국순당은 향후 유통기한 등을 늘린 유산균 막걸리 신제품을 출시하고, 전국 영업점 등으로 유통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상장 폐지 기로에 놓이면서 영업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순당 관계자는 "향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절차에 들어가게 되면 절차에 의해 회사의 재무상황 등을 충실히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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