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인종차별 논란에 고개숙인 KLM "승무원 실수…한국 국민께 사과"
입력 2020-02-14 14:19 
고개 숙인 KML항공 임원진.

네덜란드 항공사인 KLM항공이 최근 기내에 '승무원 전용 화장실'을 운영하고, 한국어로만 이를 안내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기욤 글래스 KLM항공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사장은 14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영어 병기를 하지 않은 것은 승무원 개인의 실수지만 일부 승객에 대한 차별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회사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해당 항공기에 탑승해 불편을 겪었던 승객과 대한민국 국민 모두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안은 본사 임원진에게 보고돼 경위를 조사 중"이라며 "유사 사태에 대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취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지난 1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KL855 항공편의 기내 화장실 문앞에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인종 차별 논란이 일었다. 승객 김모씨가 "왜 영어없이 한국어로만 문구가 적혀 있냐"고 항의하자 승무원은 "잠재적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보균자 고객으로부터 (승무원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라고 답했다.

그는 김씨가 찍은 사진을 삭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총 좌석수 320개의 이 항공편에는 한국 승객 135명과 한국 외 승객 142명, 네덜란드 승무원 8명, 한국인 승무원 2명이 타고 있었다.
글래스 사장은 이와 관련해 "해당 항공편의 승무원 10명은 암스테르담 도착 즉시 기내 운영 총괄 임원진과 면담할 예정"이라며 "KML항공은 승무원 전용 화장실을 허가하지 않는다는 점을 전일 캐빈승무원 전원에게 공지했다"고 강조했다.
KML항공은 인천 출도착 항공편에 탑승하는 승무원들의 브리핑 시간이 이번 사안을 다시 한 번 고지하겠다고도 했다. 해당 항공편에 탑승했던 승무원들은 한국에 도착한 뒤 인천국제공항에서 회사 측과 1차 면담을 가졌다.
논란이 커지자 국토교통부는 KLM항공의 차별적 조치에 대해 엄중 경고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
이날 글래스 사장을 비롯해 이문정 KML항공 한국 지사장, 크리스 반 에르프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영업 상무, 프랑수아 가우디첼리 아시아퍼시픽 사업 개발 담당은 사과문 낭독 후 허리 숙여 사과의 뜻을 전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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