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연방청구법원, "MS 수주 국방부 클라우드 사업 일시 중단"
입력 2020-02-14 10:27 

미국 국방부가 진행중인 천문학적 규모의 클라우드 사업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에 고배를 마신 아마존이 아예 사업을 중단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한 건이 받아들여졌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연방청구법원(CFC)의 패트리샤 E. 캠벨-스미스 판사는 아마존이 제기한 사업 일시 중단 가처분신청을 인용했다.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인 구체적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사건 입찰·심사 과정을 둘러싼 공정성 여부에 대해 미 국방부와 아마존 측이 본안소송에서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캠벨-스미스 판사는 가처분신청 인용이 향후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정부 사업 진행과 관련해 손해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원고인 아마존에 대해 4200만달러(약 496억원)의 공탁금을 낼 것을 명령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국방부 클라우드 사업은 총 100억 달러(약 11조9000억원)가 투입되는 프로젝트로 일명 '제다이(JEDI)'로 불린다. 아마존 클라우딩 서비스 부문 계열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사업자 선정에서 MS에 고배를 마신 뒤 지난해 11월 법원에 국방부를 상대로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냈다. 뒤이어 올해 1월 국방부 사업 진행의 일시 중단을 요청하는 가처분신청을 제기해 법원의 허가를 얻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미 국방부는 아마존과 법정 다툼이 이어지는 동안 MS와 제다이 사업 진행을 할 수 없게 됐다.

아마존은 그간 제프 베이조스 최고경영자(CEO)를 공격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부에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해 아마존이 이 사업에서 선정되지 못하도록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사업자 선정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국방부의 기류가 MS 쪽으로 급선회했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아마존 측은 "우리의 서비스 기술 성숙도와 안정성은 MS 등 경쟁업체와 비교해 24개월 앞선 것"이라며 향후 전개될 본안소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출석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아마존이 미 국방부를 상대로 초강경 소송 조치에 나선 이유는 향후 다른 정부 부처의 클라우드 사업 입찰에서도 정치적인 이유로 부당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염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방부 사업에 이어 올해에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유사한 클라우드 사업을 진행할 예정으로, 이 역시 AWS와 MS 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CIA는 올봄 입찰을 시작해 오는 9월께 사업자를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