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기생충' 흑백으로 다시보기…어떻게 달라질까?
입력 2020-02-13 19:32  | 수정 2020-02-13 20:40
【 앵커멘트 】
아카데미 4관왕 수상 이후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는 영화 기생충은 국내에서는 이달 말 '흑백 버전'으로 개봉합니다.
컬러로 보는 것과 느낌과 감동은 어떻게 다를까요.
조일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영화 '기생충'은 일반 영화와 같이 컬러 버전으로 제작됐습니다.

처음부터 흑백영화로 개봉한 '동주'와 달리, 흑백 버전으로 만들기 위해 봉준호 감독과 홍경표 촬영감독이 매 장면마다 밝기와 톤을 조절했습니다.

폭우가 쏟아져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은 흑백 버전에선 더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가 풍깁니다.

모던하고 깔끔하던 부잣집도 흑백 톤으로 바뀌면서 고급스러움은 다소 옅어졌고,

음침하고 퀴퀴한 반지하는 흑백의 질감으로 한층 더 어둡고 답답하게 표현됐습니다.


▶ 스탠딩 : 조일호 / 기자
- "기존 영화에선 색의 차이가 뚜렷하지만, 흑백 버전이 되면 색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기준이 모호해집니다."

경계를 나누기가 어려워지면서, 선과 악, 부자와 빈자의 구분도 흐려지는 겁니다.

이 같은 시각적 효과로, 역설적으로 본래 기생충이 갖고 있던 영화적 메시지는 더 부각됩니다.

▶ 인터뷰(☎) : 정지욱 / 영화 평론가
- "흑백이 가진 미묘한 차이들을 관객들이 찾아낸다는 거죠. 훨씬 더 강한 메시지로 관객들에게 다가올 수가 있겠죠."

흑백 포스터도 공개됐습니다.

'흑과 백, 넘지 못할 선은 없다'는 문구와 함께 송강호 가족은 검은색으로, 이선균 가족은 흰색으로 눈을 가린 모습이 돋보입니다.

흑백 버전으로 돌아오는 기생충이 이번엔 또 어떤 신선한 충격을 줄지도 관심사입니다.

MBN뉴스 조일호입니다. [ jo1ho@mbn.co.kr ]

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 송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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