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로나 벗어나는 韓증시…반도체·전기차 비중 `쑥`
입력 2020-02-13 17:42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됐던 1월 20일 이후 코스피 내 반도체와 전기차 관련주 비중 쏠림 현상이 극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보다 증시는 빠르게 회복 중이지만 전염병이 펀더멘털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특정 업종(반도체)과 미국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 상승세 영향을 받는 관련주(2차 전지)는 코로나19 확산이 잦아든 후 더 크게 반등한 것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우선주 등 반도체 3사와 LG화학, 삼성SDI 등 2차 전지 관련주 시가총액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28%에 달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달 20일 29.96% 대비 5.32% 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전체 793개 종목이 상장돼 있는 코스피에서 5개 종목 시가총액 비중이 3분의 1을 넘는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보통주)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드라마틱하게 뛰었다. 지난달 20일 20.97%였던 시총 비중은 13일 24.07%까지 치솟았다. SK하이닉스 역시 4.09%에서 4.93%로 1%포인트 가까이 비중이 커졌다.
시총 상위 10위권 밖이었던 삼성SDI는 8위까지 뛰어올랐고, LG화학은 현대차를 제치며 6위에 랭크됐다. 미국 테슬라의 기록적 주가 상승과 유럽 내 전기차 보급률 확산 등 뉴스에 힘입어 2차 전지를 생산하는 두 회사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이다. 지난달 20일과 비교하면 LG화학 주가는 31.1% 올랐고, 삼성SDI 역시 같은 기간 22.1% 상승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 연구위원은 "가파르게 회복되는 시장 배경에는 '주도주' 영향력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면서 "작년 주식시장이 반도체 중심으로 설명됐다면 올해는 '반도체+전기차'로 전개되고 있고, 쏠림은 완화되기보다는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코로나19가 2003년 사스보다도 많은 사망자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가 비교적 빠르게 회복한 것은 반도체와 전기차 관련 주식이 하락 국면에서 잘 버텨줬고, 확진자 숫자가 정점을 찍고 감소세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오히려 더 크게 반등한 덕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완성차(현대차)와 전기차 관련 기업 간 시총 역전 현상이 코로나19 국면에서 일어난 것도 이례적이다. 다만 이는 미국 영향이 크다. 미국에서는 GM과 포드가 테슬라에 시총 역전을 당했고, 이는 전기차 시대가 열렸다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이는 곧바로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국내 2차 전지 업체인 LG화학과 삼성SDI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가 회복 중이지만 '반도체+전기차'로 대변되는 특정 종목 편중 현상이 심화하면서 중국 소비주와 기타 주식들 상황에 따라 코스피가 작년 전망처럼 2400~2500선을 탈환할지 못할지 결정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중국 소비 관련주였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13일 장 초반 2250을 회복하면서 '코로나19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나 이전(1월 20일 2262.64) 수준에 근접하나 했지만 의심환자 사망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결과적으론 전일 대비 0.24% 하락한 2232.96로 장을 마쳤다.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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