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의선숲길 고양이 살해범…법원 항소심서도 징역 6개월 실형
입력 2020-02-13 14:54 

지난해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서 고양이 '자두'를 학대하고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동물보호법위반·재물손괴)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3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이내주)는 정 모씨(40)에게 1심과 같은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 불리하거나 유리한 정상을 참작할 때 1심이 선고한 징역 6월형이 무겁다거나 가벼워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범행의 수법이 잔혹하고 비난 가능성이 크며 범행 후 고양이 사체를 옮겨놓기도 하는 등 우발적인 범행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정씨가 범행을 시인하고 진심으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봤다.
정씨 측은 길고양이라고 생각해 재물손괴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고양이가 주인의 보호 받는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공격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것으로 봐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정씨는 지난해 7월 경의선 책거리 인근 한 맥주가게 앞에서 고양이 자두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정씨를 강력하게 처벌해달란 청와대 국민청원에 약 21만2000명이 동의하는 등 국민적 분노를 일으켰다. 정씨는 지난해 11월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6월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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