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리뷰] `민폐` 없앤 전자담배 `플룸테크`, 찐맛·탄맛↓ 타격감↑
입력 2020-02-13 10:34  | 수정 2020-02-13 13:16
[사진 제공 = JTI코리아]

국내에서 흡연자는 '거리의 죄인' 취급을 받는다. 담배 한 가치 피우려면 매서운 눈길을 피해 이 골목 저 골목 헤매야 한다. 눈칫밥보다 심하다. 간신히 찾은 흡연공간은 너구리굴이 따로 없다.
담배를 피운 다음도 문제다. 길거리에는 담배꽁초를 버릴 휴지통이 드물다. 입·코는 물론 옷에서 나는 담배 냄새도 처치 곤란이다. 겨울엔 추위를 막기 위해 바리바리 챙겨 입은 패딩과 스웨터에 스며든 냄새에 가족과 옆자리 동료의 눈초리가 매서워진다.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으며 담배를 피워야 하나라는 생각에 끊어야 지 끊어야 지 하지만 금연은 쉽지 않다. '백해무익'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담배 한 모금의 유혹은 강렬하다.
담배는 피고 싶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덜 주고 싶은 흡연자를 위한 대안이 등장했다. 전자담배다. 2017년 등장한 아이코스(필립모리스)가 IT(정보기술) 강국인 한국에서 일으킨 궐련형 전자담배 돌풍은 뜨거웠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2017년 국내에서 7870만갑 판매됐다. 전체 담배시장에서 차지한 판매비중은 2.2%였다. 2018년에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3억3200만갑으로 4배 이상 성장했다. 판매비중도 9.6%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3억6310만갑으로 늘었다. 판매비중도 10.5%로 높아졌다. 현재 아이코스 이외에 릴 시리즈(KT&G), 글로(BAT) 등이 판매되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에는 쥴(쥴랩스), 릴 베이퍼(KT&G) 등 액상 교체형 CSV(폐쇄형시스템) 전자담배도 등장했다. CSV 전자담배는 지난해 3분기까지는 성장세를 기록하다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으로 직견탄을 맞았다.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1690만갑(1포드=1갑 기준)이다. 판매비중은 0.5%에 그쳤다. CSV 전자담배는 지난해 6~7월 판매비중이 1.3%까지 올라갔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4분기에는 0.1%로 떨어졌다.
대신 지난해 2분기부터 CSV 전자담배에 조금씩 잠식당해 판매비중이 8.8%까지 떨어졌던 궐련형 전자담배는 지난해 12월 10.3%까지 회복됐다.
궐련형이 주도하는 전자담배 시장에서 연초고형물 전자담배도 조금씩 세력을 키우고 있다. 연초고형물 전자담배는 판매비중이 지난해 7월 0.1%에서 8월 0.7%로 성장했다.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으로 10월에는 0.05%까지 떨어졌다가 11월에는 0.4%로 다시 회복했다. 지난해 3~4분기 판매량은 370만갑, 판매비중은 0.1%를 기록했다.
[사진 제공 = JTI코리아]
연초고형물 전자담배 대표주자는 JTI코리아가 선보인 하이브리드형 전자담배인 '플룸테크'다. 플룸테크는 전자담배 후발주자답게 기존 담배는 물론 전자담배의 단점을 개선한 게 특징이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 궐련보다 냄새는 줄었지만 찐맛과 탄맛이 느껴진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은 역한 담배 냄새도 느꼈다. 청소도 자주 해줘야 하고 충전도 자주 해줘야 한다.
플룸테크는 카트리지에 들어있는 무(無) 니코틴 액상을 가열해 증기를 만든다. 증기는 담뱃잎이 들어있는 캡슐을 통과한다. 가열온도는 30도다. 이 과정에서 연소 반응은 일어나지 않아 냄새가 줄어든다. 증기에는 담배 맛과 니코틴이 스며든다.
궐련형 전자담배와 달리 스틱을 사용하지 않아 담뱃재도 발생하지 않는다. 청소가 필요없다는 뜻이다. 또 캡슐 하나로 50모금, 한 팩(5캡슐)으로 250모금을 필 수 있다. 한 번 충전하면 한 팩 전체를 사용할 수 있다.
JTI는 액상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을 일으킨 THC 및 비타민 E 아세테이트는 플룸테크와 상관없다고 밝혔다.
플룸테크는 사용하기 편하다. '플룸테크 스타터 키트'는 배터리, USB 충전기, 어댑터로 구성됐다. 가격은 3만5000원이다. 플룸테크 전용 리필팩인 '메비우스 포 플룸테크' 한 갑(4500원)에는 캡슐 5개와 카트리지 1개가 들어 있다.
[사진 = 최기성 기자]
플룸테크를 사용하려면 담배보다 굵고 짧은 원통형 카트리지·배터리를 결합해야 한다. 카트리지와 배터리를 결합하면 모나미 볼펜과 비슷한 크기다. 카트리지에는 스틱 대신 담뱃잎이 들어있는 캡슐을 꽂는다.
한번 결합하면 캡슐 하나로 50모금을 필 수 있다. 스틱 하나에 11~14모금 정도 사용하는 궐련형 전자담배보다 오랫동안 흡연을 즐길 수 있다.
카트리지와 배터리를 결합한 채 가지고 다니면 담배 한 갑에 해당하는 5개의 캡슐(250모금)을 재 충전없이 사용할 수 있다. 주머니에 볼펜처럼 꽂아서 휴대할 수 있는 액세서리도 있다.
흡연할 때는 배터리 끝에 있는 신호가 파란색으로 변한다. LED가 연속해서 파란색이나 보라색으로 깜빡이면 캡슐을 교체하라는 신호다. 깜빡일 때는 사용할 수 없다. 흡입할 때 LED가 빨간색으로 깜빡이면 배터리가 방전된다는 신호다.
플룸테크를 처음 사용할 때는 어색하다. 일반 담배처럼 짧고 강하게 흡입하면 증기가 많이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일반 담배를 필 때보다 한 템포 느리고 좀 더 길게 흡입하면 증기가 많아진다. 흡입감도 좀 더 풍부해진다.
개인적으로 궐련형 전자담배과 비교하면 연무량은 적어 내뿜는 맛이 부족한 대신 목으로 넘어가는 타격감은 상대적으로 낫다고 본다.
고온이 아니라 저온에서 가열하기 때문에 타거나 찌는 냄새가 적다. 궐련형 전자담배 냄새도 맡았던 지인이 알아채지 못할 수준이다. 또 흡연하기 위해 전원 버튼을 누를 필요 없고 가열을 위해 기다릴 필요도 없다. 원할 때 원하는 만큼 필 수 있다.
캡슐 맛은 브라운 리치, 그린 쿨러, 퍼플 쿨러, 믹스 그린 총 4종이다. 브라운 리치는 궐련 담배 맛에 가깝다. 커피향도 난다. 흡입할 때 묵직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목안으로 들어갔다 입 밖으로 나온 증기에서는 냄새가 없다.
[사진 제공 = JTI코리아]
그린 쿨러는 멘솔 담배라 여기면 된다. 멘솔 담배를 필 때처럼 입안에서 화한 느낌이 든다. 4종 중 상쾌한 맛이 가장 많이 난다. 퍼플 쿨러는 가장 인기가 좋다. 살짝 단맛이 나고 청량감도 들면서 묵직한 맛도 있다.
그린 쿨러는 퍼플 쿨러보다 가벼우면서 타격감도 있다. 피고 난 뒤에도 입안이 산뜻하다. CSV 전자담배보다 타격감도 강한 편이다. 궐련을 피던 흡연자들도 무난히 즐길 수 있다.
플룸테크는 수도권(서울과 일부 경기도 및 일부 인천)에 위치한 1만개 이상의 담배 소매점 및 편의점에서 판매된다.
플룸테크는 냄새 때문에 궐련형 전자담배를 선택한 흡연자들을 공략한다. JTI코리아는 추운 겨울, 밀폐된 자동차 안에서도 냄새 걱정 없이 흡연 가능하다고 자랑한다. 자동차 복합공간에 팝업스토어를 개설한 것도 냄새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그러나 냄새가 없다고 해도 담배는 담배다. 밀폐된 공간이나 비흡연자와 같이 이용하는 공간이 아니라 흡연실이나 실외 정해진 공간에서 펴야 한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