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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연의 마지막 기회와 회초리…따끔한가? 진짜 아픈가?
입력 2020-02-12 05:00 
음주운전을 한 최충연은 KBO와 구단의 징계로 총 150경기를 뛸 수 없다. 사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제가 지금 음주운전을 했습니다.”
이 말 한마디에 최충연(23·삼성)은 다시 야구를 할 기회를 얻었다. 혹자는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었던 천금 같은 기회다. 그러나 1년 후에야 마운드에 오를 최충연은 잃은 게 많다.
최충연은 2020년 KBO리그에서 1경기도 뛸 수 없다. 품위손상행위로 한국야구위원회(KBO)의 50경기 출전정지(제재금 300만원 봉사활동 80시간) 징계를 받았다. 구단 자체징계로 100경기 출전정지(제재금 600만원)가 추가됐다.
총 150경기 출전정지로 2020년 KBO리그는 물론 퓨처스리그에 나설 수 없다. KBO리그는 팀당 정규시즌 144경기 체제로 치러진다. 최충연은 2021년 KBO리그에도 개막 6경기를 밖에서 지켜봐야 한다.
술을 마시고 차량을 몰았다가 ‘회초리를 맞았다. 지난 1월 24일 새벽 대구에서 음주단속에 적발된 최충연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36%였다.
접촉사고 혹은 인명사고는 없었으나 스물셋 청년의 몰지각한 행동에 여론이 들끓었다. 스프링캠프 출국을 일주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인 데다 선배 박한이(41)가 음주운전 적발 후 불명예스럽게 은퇴를 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 학습효과가 없었다.
스프링캠프 소집 명단에 제외된 최충연은 자숙하며 KBO와 구단의 징계를 기다렸다. 삼성의 징계는 KBO보다 두 배 더 셌다. 삼성 측은 음주운전은 분명 잘못된 행동으로 징계 수위는 당연히 높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일벌백계로 시즌 내내 반성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최충연의 징계 수위를 놓고 반응은 엇갈린다. 중징계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그렇다 ‘아니다 등 상반된 시각이다.
유망한 투수가 1년간 실전을 치를 수 없다는 것은 꽤 따끔한 매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임의탈퇴 처분이 아니어서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삼성이 최충연을 임의탈퇴했다면, 누구든지 어떤 음주운전을 해도 유니폼을 벗는다는 경각심을 심을 수 있었다. ‘음주운전=아웃이라는 인식이다.
삼성은 과거 사례와 직접적인 비교하는 것에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최충연이 음주운전 적발 후 곧바로 구단에 자진신고를 한 점을 참작했다고 했다. 과거에 음주운전을 하고도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삼성이 밝힌 최충연에게 ‘마지막 기회를 준 이유다.
회초리가 아픈지는 최충연이 가장 잘 알 것이다. 최충연은 많은 기회를 잃었다. 이미 억대 연봉이 깨졌다. 1억35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4500만원이 깎였다. 올해 팀에 어떤 기여도 하지 못할 그의 연봉은 더 큰 폭으로 삭감될 수 있다.
기량을 꽃피울 기회도 사라졌다. 경기를 뛰고 배우며 성장할 시기다. 1년의 공백은 그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남들이 앞으로 달려갈 때, 가만히 있게 된다. 아니 뒷걸음질을 할 뿐이다. 스스로 망쳤다.
특히 팬이 등을 돌렸다. 팬의 머릿속에 최충연의 이름은 삭제됐다. 누구도 그를 옹호하지 않았다. 두둔하지도 않았다. ‘내 편이 사라졌다는 건 ‘큰 힘을 잃었다는 의미다. ‘사랑받지 못하는 야구선수. 프로야구를 해야 할 가장 큰 이유가 사라졌다.
야구로 보답할 수도 없다. ‘낙인이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이며, 치명적인 상처다. 2021년이 되고 150경기 징계가 끝나도 평생 받아야 할 ‘벌이다. 그렇다고 최충연이 아플까. 아니면 팬이 더 아플까.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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