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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A파트너스 유안 렐리 대표 "우한쇼크는 되레 M&A 기회…기업몸값 단기 25% 빠질수도"
입력 2020-02-11 17:50  | 수정 2020-02-11 22:3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는 매력적 인수 기회이기도 합니다. 단기간에 기업 밸류에이션이 25%까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BDA파트너스 공동 설립 대표이자 컨슈머 분야 글로벌 헤드인 유안 렐리(Euan Rellie·사진)는 최근 매일경제 레이더M과 인터뷰하며 신종 코로나 사태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미칠 영향과 컨슈머 분야 M&A 방향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1996년 뉴욕에서 설립된 BDA파트너스는 1조원 이하 미드 캡 M&A 전문 자문사다. 아시아 시장 크로스보더(국경 간) M&A 거래에 특화돼 있으며 2015년 이후 해당 분야에서 매각 거래 1위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유안 렐리 대표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글로벌 경제 펀더멘털에 본질적인 문제를 발생시키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향후 석 달 정도 M&A를 포함한 금융시장 전반이 타격을 입고 둔화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최근 사태로 M&A 시장이 위축됐지만 오히려 저가 인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조언도 함께 내놨다. 유안 렐리 대표는 "예상치 못했던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대내외적 이유로 M&A 딜을 달성시켜야 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인수자 측 보다는 매도자 측이 이러한 상황에 처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최근 상황은 매수자 우위 시장(Buyer's market)이 될 수밖에 없어 M&A 전략을 고려하고 있는 투자자에게는 유리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2003년 사스와 2009년 신종플루 사태 당시에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다"며 "M&A 딜 중 밸류에이션이 단기간에 25%까지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또 M&A 과정에서 재무 상태 등 '숫자'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견해도 내놨다. 기업 '브랜드 커뮤니티'나 기업가 역량이 기업 가치평가에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의 소비자들은 더 이상 대중매체나 인터넷 웹사이트의 상품 광고를 소비의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며 "그 회사가 얼마나 열성적인 브랜드 커뮤니티를 보유했는지를 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브랜드커뮤니티란 특정 기업이나 브랜드의 상품을 선호하는 개인들 간의 교류와 공동체가 기존 공동체의 자리를 대체하는 현상에서 나온 개념이다.

그는 스포츠웨어 브랜드 아웃도어 보이시스(Outdoor Voices)를 예로 들었다. '우린 트랙슈트 팬츠를 판매하는게 아니라 단지 커뮤니티를 만들었을 뿐'이라는 아웃도어 보이시스 최고경영자(CEO) 타일러 헤이니(Tyler Haney)의 말을 인용하며 유안 렐리 대표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고 그것을 도우려 하는 회사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통적 투자 주체, 특히 PEF에겐 이런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쉽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초과수익률을 위해선 재무적 퍼포먼스가 달성되지 않았더라도 브랜드 커뮤니티가 형성됐거나 설립자가 이를 이해하고 있는 회사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BDA파트너스는 최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컨슈머·리테일 M&A 전망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했다. 이 자리엔 국내 주요 컨슈머·리테일 기업과 PEF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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