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홍준표 험지 출마 거부…"황교안 백댄서는 안해, 차라리 정계 은퇴할 것"
입력 2020-02-11 15:01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오는 4·15 총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자유한국당 유력 인사들의 전략배치 방안을 둘러싼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한국당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관리위원회는 홍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에게 "고향 출마를 포기하라"며 11일까지 답변을 요구했으나 이들은 거부의사를 표했다.
지난 9일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홍 전 대표에게 서울 강북 험지 출마, 김 전 지사에게는 경남 험지 출마를 권유했다.
이들이 권고를 따르지 않을 경우 공관위는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당의 간판급 인사들을 스스로 잘라내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제게 서울로 올라오라는 것은 황교안 대표의 백댄서를 하라는 것"이라며 "정계 은퇴를 했으면 했지, 그렇게는 안 한다"고 날을 세웠다.
홍 전 대표는 "내가 전과가 있나, 부패했나, 술을 먹고 운전했나. 단지 당의 대표급 인사가 고향에 출마한다는 이유로 이렇게 하고 있다"며 "당이 어떤 결정을 하는지 지켜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전 지사도 "제 생각은 변화가 없다"며 "경선을 통해 고향에서 출마할 기회를 준다면 이후 부산·경남(PK) 지역으로 제 역할을 확대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김 전 지사가 제안받은 경남 험지는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인 창원 성산과 민주당 우세 지역인 김해, 양산 등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이들의 험지 출마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한국당이 이번 총선 승리 전략으로 내세운 대구·경북(TK)과 PK 등 영남권 '물갈이' 작업이 힘을 잃는다는 우려가 공관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TK 지역 컷오프(공천배제)에 대해 "천천히 하겠다"고 밝히며 특정 지역 물갈이에 대한 당내 반발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황교안 대표가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하고 합당이 예정된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이들의 험지 출마 거부의 명분이 옅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서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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