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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갖고 연 ‘클로젯’, 정작 아무것도 없었다 [M+신미래의 무용담]
입력 2020-02-11 15:00 
‘클로젯’ 하정우 김남길 사진=CJ엔터테인먼트
신미래 기자의 무비(MOVIE, 영화)에 대한 용감한 이야기(談)로, 영화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보려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무용담에는 주관적인 생각과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편집자주>

영화 ‘클로젯이 신선한 소재와 하정우, 김남길의 만남으로 기대감을 부풀렸다. 그러나 ‘클로젯의 문을 열어보니 진부한 이야깃거리로 가득했고, 짜임새의 아쉬움이 짙게 드리워지면서 정작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옷장 속에 가려지고 말았다.

‘클로젯(감독 김광빈)은 옷장을 소재로 한 오컬트 영화다. 오컬트 장르에 속하긴 하지만 드라마가 더해지면서 정통 오컬트와는 다른 결을 띄고 있다.

이 영화는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옷장이라는 소재를 이용해 산 자와 죽은 자들의 경계인 이계를 그려냈다는 점, 연기파 배우인 하정우와 김남길의 연기 호흡으로 기대작으로 꼽혔다.

그러나 ‘클로젯은 소재의 강렬함을 뛰어넘지 못한 채 주저앉고 말았다. 강렬한 소재를 가지고 힘이 있는 이야기를 펼쳐나가야 했지만 중반부에 들어서 서사의 흐름에 급격하게 제동이 걸렸고 진부한 클리셰만 늘어놓으며 관객들의 눈을 피로하게 했다.


오컬트 장르는 예상치 못한 장면에서 쫄깃한 긴장감을 주는 것이 영화적 재미를 끈다. ‘오멘 ‘컨저링 ‘인시디어스 등과 같은 영화들은 하나같이 오컬트 장르의 결을 살려 극한의 공포를 자극했다.

반면 ‘클로젯 속 주인공들의 긴 대사들은 공포를 반감시켰다. 대다수의 극적 장치가 예상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또한 오컬트 장르에 드라마가 섞이면서 흰색도, 검은색도 아닌 어정쩡한 회색이 되어버렸다. 오히려 드라마의 신을 더욱 살려 메시지를 강조했더라면 오컬트와는 또 다른 장르로 새로운 평을 받았을 것이다.

물론 ‘클로젯에 단점만 존재하고 있지 않다. 이계를 새롭게 시각화 했는데, 상원(하정우 분)과 이계 속 망자들과 싸우는 장면은 독특하면서도 묘한 시각적 재미를 줬다. 하지만 영화에서 단점이 부각되면서 장점이 ‘클로젯에 그대로 갇혀버리고 말았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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