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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도 당했다? 축구계 잇단 인종차별로 `얼룩`
입력 2020-02-11 11:16 
스페인 레알 마요르카의 다비 파스토르 코치가 인종차별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최근 유럽 축구계에서는 인종차별 논란이 연이어 불거지고 있다. [사진 출처 = `더 선` 홈페이지 캡처]

최근 유럽 축구계가 잇단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며칠 새 일어난 인종차별 논란만도 스페인 구단 레알 마요르카의 코치, 영국 구단 토트넘의 델리 알리, 그리고 손흥민에 대한 영국인들의 발언까지 세 건에 이른다.
영국 더 선 등 외신들은 지난 10일(한국시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요르카에서 뛰고 있는 일본의 유망주 쿠보 타케후사가 팀 코치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쿠보는 지난 9일 열린 에스파뇰과의 경기에서 후반 20분 교체 선수로 출전했다. 쿠보가 출전을 준비하며 몸을 풀고 있을 때 다비 파스토르 피지컬 코치는 그를 호출하며 손으로 눈을 찢는 제스처를 취했다.
동양인을 지칭하며 손으로 눈을 찢는 제스처는 동양인들을 향한 서양인들의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다. 게다가 파스토르 코치의 행위는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의 소속팀 선수를 호출하며 일어난 일이어서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의 축구 매체 울트라사커는 이런 차별 행위와 관련해 "그것은 '차별하고 있다'라는 인식이 낮다는 것"이라며 "가해자는 차별이라는 생각이 없더라도 당한 쪽의 해석 방법에 따라 상황은 달라진다"고 분석했다.
손흥민의 동료 토트넘의 델리 알리는 공항에서 올린 SNS 영상으로 뭇매를 맞았다. 마요르카 논란이 일기 불과 하루 전인 지난 9일 알리는 마스크를 쓰고 "코로나 뭐라고? 바이러스가 나를 잡으려면 내 속도보다 빨라야 할 것"이라는 문장을 단 영상을 올렸다. 그러면서 알리는 근처의 동양인을 클로즈업해 찍고 손 세정제를 영상에 담기도 했다. 이는 동양인과 해당 질병을 동치시키려는 것으로 해석되며 논란이 됐다.

이에 누리꾼들은 명백한 인종차별 행위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부적절한 소재의 영상이었다고 비판했다. 여론이 나빠지자 알리는 "내가 한 행동을 후회하고 있다"면서 "의도적인 행동이 아니었다. 상처받은 사람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해당 영상을 내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축구협회(FA)는 알리의 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고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 3일에는 토트넘의 손흥민이 인종차별의 대상이 됐다. 이날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손흥민이 경기 후 땀을 흘리며 두 차례 작게 마른기침을 하자 일부 현지 축구팬들은 '손흥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아니냐'는 취지의 발언들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손흥민과 함께 있는 선수들 사진에 마스크를 합성하며 조롱하기도 했다.
이 또한 손흥민을 동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바이러스 감염자 취급을 해 인종차별적이며 소재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국내 누리꾼들은 "피부가 흰색인 게 어마어마한 업적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그****), "열심히 뛰어줘 봐야 돌아오는 게 이런 거냐"(Room****), "상식도 없고 저급하다"(도****)고 반발했다.
[디지털뉴스국 김형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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