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태영호, "당선된다면 자유갈망하는 北엘리트들 확신 가질 것"
입력 2020-02-11 11:00 
태영호, 한국당 입당·지역구 출마 [사진 = 연합뉴스]

"비례 나갈 수도 있지만 지역구에서 선택 받아 동료들과 해외에서 중계를 볼 북한 노동자, 주민들에게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여주고 싶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58)가 4·15 총선에서 빨간 옷(자유한국당)을 입고,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다.
태 전 공사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 의정활동을 통해 '통일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저의 모든 신명을 바쳐, 이 새로운 도전에 임하겠다고 엄숙히 약속한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 의원에 도전한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도 그를 첫 번째 우선추천(전략공천) 대상으로 지목했다. 김형오 한국당 공관위원장은 전날 태 전 공사 영입을 발표하면서 "(탈북·망명자 중) 지역구에 출마해 당당히 유권자 심판을 받겠다고 자처한 사람은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태 전 공사는 "제가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그것도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북한 체제와 정권의 유지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북한 내 엘리트들, 세계 각국에서 근무하는 저의 옛 동료들인 북한 외교관들, 특히 자유를 갈망하는 북한의 선량한 주민들 모두 희망을 넘어 확신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에 제가 북한 인권과 북핵 문제의 증인이었듯, 북한에는 자유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의 증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평생을 북한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태영호 같은 이도 대한민국의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에 의해 직접 선출되는 지역의 대표자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북한 주민들과 엘리트들이 확인하는 순간,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통일은 성큼 한 걸음 더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정부의 대북정책과 우리사회의 인식에 대한 자신의 소감도 밝혔다.

그는 "불행히도 현재의 대북 정책과 통일 정책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만 있다"며 "남북한 통일 문제는 특정 정권이나 정파만의 전유물이 될 수 없고, 그렇게 돼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대한민국에서 관찰한 것 중 가장 놀라웠던 사실은, 진보세력은 통일주도세력이고 보수세력은 반통일세력이라는 이분법적 관점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그 누구보다 북한 체제와 정권에 대해 깊이 알고 있다"며 "이런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정부의 통일 정책이 무조건적인 퍼주기 방식이나 무조건적인 대립 구도가 아니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해 남과 북의 진정한 평화통일을 위한 현실적인 통일정책, 국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진정한 통일정책이 입안되고 실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기자회견 말미에 회견장을 찾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우리와 함께 나라를 위한 일을 하시기로 한 결정에 대해 환영하고, 정말 기쁘다"며 "북한의 일을 자세하게 알고 있는 역량 있는 분이자 지금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분"이라고 태 전 공사를 추켜세웠다. 황 대표는 이어 "어렵게 대한민국에 오신 분이라 그 역할을 다 하셨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었는데, 큰 결단을 내리셨다"며 "한국당과 함께 태 전 영사의 큰 뜻을 펼쳐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태 전 공사를 향해 "수도권에서 공천될 거 같으시다"며 "저랑 서울에서 같이 (승리합시다)"라는 덕담을 건넸다.
[김명환 기자 /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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