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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그 꿈꾸는 박종훈 "나가면 불펜? 그래도 열심히 해야죠" [현장인터뷰]
입력 2020-02-11 06:00  | 수정 2020-02-11 06:53
박종훈은 현재 KBO리그 최고의 언더핸드 투수중 한 명이다. 사진(美 베로비치)= 김재호 특파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베로비치) 김재호 특파원
SK와이번스의 우완 언더핸드 박종훈(28)은 선발 투수다. 2016년 이후 매 시즌 140이닝 이상 소화했다. 2017, 2018시즌에는 두 자리 승수를 올렸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주목하고 있는 KBO리그 선수 중 한 명이다. 거의 땅에 닿을 정도인 오른손에서 뿜어져 나오는 패스트볼과 커브는 리그 정상급이다. 특이한 투구 동작이 유튜브 등을 통해 소개되며 미국팬들에게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도 해외 진출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SK 훈련장이 차려진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컴플렉스에서 만난 그는 "여기 있는 모든 선수들이 다 해외 진출을 하고 싶을 것이다. 메이저리그는 꿈의 무대고, 기회가 있다면 당연히 가고싶다"고 말했다.
문제는 보직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언더핸드 투수는 드물지만, 언더핸드 선발 투수는 더 보기 드물다. 구속이 느리고 투구 동작의 희소성으로 승부하는 타입이기 때문이다. 한 경기에서 상대 타선을 2~3차례 상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과거 김병현 선수가 마무리에서 선발로 보직을 전환하기는 했지만, 성공적이지는 않았다. 선발로 나온 87경기에서 25승 35패 평균자책점 5.07로 불펜으로 나왔을 때(307경기 29승 25패 86세이브 평균자책점 3.58)보다 성적이 저조했다.
박종훈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 불펜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SK 감독으로 그를 지켜봤던 트레이 힐만 마이애미 말린스 코치는 "메이저리그에 온다면 아주 좋은 우완 불펜 옵션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그도 이를 알고 있었다. "나는 지금 SK에서도 팀이 불펜으로 쓴다고 하면 군말없이 뛸 것"이라고 말했다. "팀을 위해서라면 상관없다. 선발이 아니더라도 어디든 열심히 해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크게 개의치않는다고 말했지만, 언더핸드 투수에 대한 빅리그의 편견이 반가울 수는 없을 터. 그는 이에 대해 "편견보다는 기록을 생각한 거 같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기록을 봤을 때 언더핸드 투수들이 선발보다는 중간 계투로 갔을 때 더 효과적이기에 그걸 보고 기용하는 거라 생각한다"며 말을 이었다.
말이 나온김에 최근 야구의 대세로 자리잡은 데이터 분석에 대한 생각도 물었다. 그는 "스포츠나 공부나 마찬가지"라며 데이터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데이트를 활용하면 1%라도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을 올릴 수 있다. 사람과 사람의 대결이다보니 데이터가 100% 맞을 수는 없지만, 1%라도 올리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이라며 데이터 분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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