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온 가족 주말 망친 `마스크 홈쇼핑`…연결 먹통에 소비자 분통
입력 2020-02-10 11:03  | 수정 2020-02-10 12:06
지난 8일 오후 3시에 카카오톡 주문하기로 요청한 NS홈쇼핑 마스크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진 = 독자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불안감에 품귀현상을 빚은 마스크가 주말새 홈쇼핑에서 매진 행렬을 이뤘다. 마스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탓이지만 애초 판매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판매자 연결이 지연되는 등 마케팅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NS홈쇼핑은 지난 8일 오후 3시 생방송을 통해 'KF94 엔웰스 황사 방역 마스크' 4000세트를 판매했다. 당초 판매 물량인 3000세트가 몇분만에 매진되면서 급히 1000세트를 추가했으나 이마저도 7분만에 모두 팔렸다.
판매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불편이 잇따랐다. 먼저 마스크 판매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소비자들이 몰리며 서버가 다운되는 일이 발생했다. NS홈쇼핑 측이 집계한 당시 동시 접속자 수는 2만여명에 이르렀다. 아울러 NS홈쇼핑 측은 생방송에서 '카카오톡 주문하기'로 구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지만, 방송이 시작된지 9분만에 '관리자가 채팅을 OFF' 했다는 자동대답만 돌아왔다.
한 소비자는 "귀한 마스크를 대량 판매한다고 해 주말 외출도 피한채로 온 가족이 홈쇼핑에 매달렸는 데 7분 만에 매진됐다는 말만 돌아왔다"며 "수요가 몰릴 것이 뻔한 데 서버 증설을 미리 했어야하는 것이 아니냐"고 항의했다.

이날 NS홈쇼핑 마스크 판매 방송 순간 시청률은 0.8%를 기록했다. NS홈쇼핑의 평균 시청률이 0.01%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80배 가량의 수요가 몰린 셈이다. 여기에 방송 30분 전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판매가 이뤄질때까지 끊지 않는 소비자들 탓에 전화 주문이 마비됐다. NS홈쇼핑 측은 해외 중간 도매상의 대량 구매를 막기 위해 해외에서 유입되는 주문을 원천 차단하기도 했다.
NS홈쇼핑 관계자는 "임직원들이 모두 서버 증설에 매달렸으나 판매 알림체크를 한 고객 수만 12만명에 달하는 등 수요를 감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며 "앞으로 대량 마스크를 저렴한 가격에 지속 판매할 수 있도록 물량 확보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품절된 마스크.
앞서 현대홈쇼핑도 마스크 판매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7일 새벽 4시 동국제약의 KF94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방송 시작 30분 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주문 링크가 유출되면서 판매 예정이었던 마스크 200세트가 순식간에 매진됐다.
현대홈쇼핑은 방송 시작 전 준비 물량이 모두 팔리자 급히 30세트를 추가로 준비해 원래 예정돼 있던 오전 4시부터 생방송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마저도 방송 시작과 동시에 서버가 폭주하면서 2분여 만에 모두 다 팔려버렸다.
이를 두고 애초 판매 물량이 적어 '생색내기용' 판매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 현대홈쇼핑 측은 "이번 마스크 판매 방송 시작 30분 전 주문이 제대로 되는지 시험하기 위해 주문 서버를 잠시 연 것인데 주문 링크가 유출돼 소비자들 접속이 폭주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에서도 마스크는 품귀현상을 빚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11번가는 지난 4일부터 나흘간 '블루인더스 KF94 마스크' 50만장을 판매했다. 이중 20만장은 당일 4분만에, 15만장은 다음날 7분만에 매진됐다. 옥션에서는 지난 6일 판매한 'KF94 마스크 총 60매 패밀리팩' 등 마스크 10종이 판매 20여분만에 모두 동이 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확진자 수가 늘어남과 동시에 마스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 판매 서버 증설과 물량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그러나 역부족인 상황에서 미리 확보한 마스크 물량을 일부러 나눠 판매 방송하는 등의 마케팅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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