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롯데百 방문한 23번 환자 23명 접촉…17·19번 환자 참석한 행사에 중국 후베이성 거주자 참석
입력 2020-02-08 15:36  | 수정 2020-02-08 19:26

지난 2일 롯데백화점 본점과 이마트 마포공덕점 등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23번 환자가 격리되기까지 총 23명과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함께 이동한 8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포함한 수치다.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민간기업 컨퍼런스에 참석했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17, 19번 환자가 참석한 행사에 신종 코로나 진원지인 우한이 속한 후베이성 거주자가 참석한 사실도 밝혀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브리핑을 열어 이같은 사실을 공개하고, 국내 확진환자는 어제와 동일한 24명이라고 8일 밝혔다.
확진자 24명 중 2명이 퇴원했고 1명도 곧 퇴원할 예정이다. 중앙임상 TF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증상이 호전되고 48시간을 관찰해 격리해제 여부를 검토한다. 24시간 간격으로 유전자검사를 2번 실시해 모두 음성이면 '전파력이 없다'고 보고 격리해제 조치를 내린다. 이는 감염력이 없다고 판단하는 기준으로 메르스 때와 동일하다고 정부는 밝혔다. 다만 이는 격리해제 기준이며 실제 퇴원 여부는 다른 기저질환 등 환자 상태를 보고 주치의가 결정한다. TF에 따르면 이번 신종 코로나가 메르스보다 좀더 바이러스가 빨리 소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신종 코로나 확진자 접촉자는 1420명이며, 이 중 1090명이 자가격리 등으로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CCTV영상 등을 분석해 23번 환자가 백화점과 마트 방문시 출입시간, 세부동선 등을 조사해 전달했다. 확진자가 나온 헬리오시티 아파트 인근 추가 동선도 제공했다. 23번 환자는 3~5일까지 숙소에 머물렀고 나오지 않았다고 정부는 밝혔다. 17번과 19번 환자는 모두 싱가포르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모 기업의 비즈니스 미팅에 다녀왔다. 정부가 싱가포르 보건당국과 공조해 조사한 결과 이 행사 참석자는 총 109명이었고 외국인은 94명이었다. 참석자 중 말레이시아인 1명이 본국 귀국후 확진 사실을 알았고, 국내 2명 확진자를 비롯해 싱가포르 거주자 15명 중 1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특히 이 행사에는 중국 후베이성 거주자가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후베이성 거주자가 참석했다고 해서 발병원인과 직접 연결을 짓기는 어렵다"면서 "참석자들이 모두 본국으로 귀국한 상태여서 각국과 공조해 조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종코로나인줄 모르고 다른 질환으로 모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던 16번 확진자의 접촉자는 총 362명이었다. 이중 병원 직원 42명과 함께 입원해있던 환자 및 보호자 134명 모두가 음성판정을 받았다. 확진자와 접촉한 의료진들은 현재 자가격리중이라고 방역당국은 밝혔다.

중국 정부가 연장한 춘절휴가가 9일로 종료됨에 따라 정부는 중국내 지역 확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내 신종코로나 치명률(사망률)은 우한 인근 후베이성 지역이 31%에 달한 반면, 중국 내 다른 곳은 0.16%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발병률이 지역에 따라 다르고 의료체계나 치료 인프라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에서 우한시 거주민 1명이 사망했고, 홍콩서도 사망자 1명 보고됐지만 한국은 사망자가 없어 치명률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질본에 따르면 사스의 치명률은 9.6%, 메르스가 약 30%였다. 그러나 환자가 1000만명이라면 0.16%라고 해도 많은 이들이 사망하기 때문에 전염력과 전체 발병규모, 치명률을 함께 판단할 필요가 있다.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2009년 유행한 신종 인플루엔자의 치명률이 1% 미만이었고, 우리나라 결핵 사망자도 10만명당 4명 수준이다.
우리는 비교적 초기에 발견한 데다 방역단계에서 신속히 조치해 아직 인공호흡기를 사용할 만큼 중증환자는 없는 상태다. 다만 질본은 신종 코로나의 전파 속도가 메르스에 비해 빠른 편이라고 이야기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역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진단 및 검사 기관을 늘리고 모니터링 강화해 확진자의 접촉자를 최소화하겠다고 정 본부장은 밝혔다. 확진자가 다녀간 현장에서 활용할 소독지침도 나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기중 노출시 수 시간내 사멸하는 만큼 해당부위를 소독하면 감염 위험이 없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다만 소독제 약품의 위해 가능성, 잔류약제의 냄새 등을 고려해 소독 다음날부터 영업할 것을 권고했다.
해외출장과 휴가 등을 준비하는 국민이 많은 가운데 정부는 아직 중국 이외의 지역을 여행제한 국가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WHO가 제공하는 통계와 상황리포트를 보며 관계부처와 함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여행자제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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