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피의 보복 시작되나…"트럼프, 불리 증언한 빈드먼 중령 축출"
입력 2020-02-08 09:41  | 수정 2020-02-15 10:05

미국 하원의 탄핵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불리한 증언을 한 육군 중령이 1년반 동안 파견돼 근무하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쫓겨났습니다. NSC에서 일하던 쌍둥이 형제도 덩달아 쫓겨났습니다.

미 정치권은 탄핵심판서 '무죄'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피의 보복'에 나서는 것인지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하원의 탄핵 추진 과정에서 증인으로 소환된 여러 당국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내놓은 바 있으며 이 중령은 그중 가장 상징적 인물로 꼽혀왔습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현지시간으로 어제(7일) 하원 탄핵 청문회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이 될 증언을 내놓은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을 NSC에서 내보냈다고 빈드먼 중령의 변호사를 인용해 전했습니다.

빈드먼 중령의 변호사는 빈드먼이 이날 백악관 밖으로 나오도록 안내받았다면서 "모든 미국인의 마음에 이 남자의 업무가 왜 끝났는지에 대한 의문은 없을 것이다. 빈드먼 중령은 진실을 말했다가 떠나라는 요구를 받은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통신은 빈드먼 중령이 국방부로 재배치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NSC에서 변호사로 근무하던 빈드먼 중령의 쌍둥이 형제 예브게니 역시 이날 업무에서 배제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습니다. 예브게니는 다음주초 육군에 복귀할 예정이지만 어디로 배치될지는 불분명하다고 WP는 전했습니다.

빈드먼 중령의 하원 증언으로 인한 불똥이 증언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쌍둥이 형제에까지 튄 셈입니다.

앞서 WP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빈드먼 중령을 NSC에서 쫓아낼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날 중으로 빈드먼 중령에게 통보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빈드먼 중령 역시 이미 NSC 고위 당국자들에게 조기에 파견을 종료하고 이달 말까지는 현재의 자리에서 물러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빈드먼 중령을 빨리 쫓아내는 쪽을 마음에 두고 있다고 WP는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빈드먼 중령의 거취와 관련해 "나는 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보복 조치'가 있을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문가인 빈드먼 중령은 2018년 7월부터 NSC에 파견돼 근무해왔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이에 이뤄진 작년 7월 문제의 전화통화를 직접 배석해 들은 당국자 중에서는 처음으로 하원 증언에 나섰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통화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를 요구한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으며 NSC 법률팀에 이러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빈드먼 중령의 NSC 파견이 강제 종료되면서 사실상 탄핵 추진 과정에 양심을 걸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불리한 증언을 한 이들이 줄줄이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