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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욕망 속 깊은 한숨(리뷰) [M+무비로그①]
입력 2020-02-07 12:11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리뷰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인간의 욕망은 때론 처절함을 넘어서 추악한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물질적인 욕망을 위해 인간성을 상실하는 추악한 모습을 그대로 담아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이 영화는 서사를 시간순으로 배열하지 않고, 각 주제에 맞게 플롯을 나눠 극적인 긴장감을 도드라지게 했다. 러닝타임 108분 속 6개의 플롯은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인간의 욕망을 조명했다. 이의 장점으로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만드는 동시에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김용훈 감독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통해 인간이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10억 원을 얻기 위해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처절함을 넘어서 추악함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극적인 장면들은 반감을 주기보다 ‘내가 현금 10억이 담긴 돈 가방을 발견한다면?을 질문을 던지게 하면서 스스로의 욕망을 꺼내보고 인간의 욕망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돈을 갖기 위해 사람을 조종하고 살인하는 인간, 돈을 훔치는 인간, 열악한 환경에서 열심히 살다 돈을 발견하고 욕심을 드러낸 인간 등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을 내놓으며 범죄 스릴러 영화적 흥미를 자극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속도감 있게 절정을 향해 달리다보니 통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즉 인간에 대한 흥미로운 고찰을 내놓지만 통찰하지는 못했다. 이는 캐릭터를 깊이 있게 그려내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적인 예로 정우성이 맡은 태영과 윤여정의 순자가 있다. 벼랑 끝에 내몰린 태영의 상황 속 그의 행동들을 보여주는 장면들의 이음새가 매끄럽지 않다보니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그렇다 보니 여러 인물들이 나오는 신에서는 산만하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또한 윤여정의 캐릭터 순자를 맥거핀으로 활용했지만 제대로 그려내지 못함으로써 아쉬움을 남긴다. 심도 있게 그려냈다면 중요 장면에서 명대사를 하는 순자가 돋보이지 않았을까 싶다.

몇몇의 아쉬움이 있지만 속도감 있는 전개와 인간의 욕망에 대한 흥미로운 고찰은 오락 영화로 볼만하다.

한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확산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개봉일을 연기했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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