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중국 방문 이력` 따지는 지침 탓에…16번 확진자 발견 늦어져
입력 2020-02-05 13:59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6번 확진자가 수차례 병원을 방문했음에도 진단 검사가 지연돼 확진이 늦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방문 이력'을 먼저 따지는 지침이 적용된데다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진단 검사 건수 제한으로 의심 환자 분류를 어렵게 했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이 같은 상황은 오는 7일부터 개선될 예정이다.
5일 광주시와 의료기관 등에 따르면 16번 확진자가 발열과 폐렴 증상으로 중형병원인 광주21세기병원을 방문한 것은 지난달 27일이다.
이 병원 의료진은 환자가 해외 방문 이력이 있고, 증상이 신종 코로나 초기 증상과 유사하다고 판단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에 전화를 걸어 상담했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 측으로부터 '중국 방문 이력이 있어야 의심 환자로 분류된다'는 내용의 답변을 받았다고 21세기 병원 측은 밝혔다. 광주 광산구보건소에도 연락했지만 같은 통보가 왔다.
해당 병원 측은 이러한 통보에도 환자의 상태가 의심돼 선별진료소가 있는 전남대병원으로 가보라고 조언했고 환자는 같은 날 홀로 전남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그러나 전남대병원 측도 '중국 방문 이력'을 따지는 지침에 따라 의심 환자로 분류하지 않고 X레이와 혈액검사를 진행했다. 전남대병원 측은 발열은 있지만 폐렴 증상은 확인되지 않아 약만 처방하고 환자를 돌려보냈다.
결국 이 환자는 증상이 심해져 다음날 다시 21세기병원을 다시 찾았다. 이후 2월 1일과 2일에는 고열(38.7도)에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고 호흡 곤란까지 생기자 3일 전남대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격리 중에 4일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결국 최초 진단이 늦어져 8일간의 공백이 발생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관련 의료기관과 의료당국은 '중국 방문 이력'을 먼저 따지는 지침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광산구 보건소와 전남대병원 측은 "16번 환자가 최초 병원을 찾을 당시만 해도 신종 코로나 발병 초기라 중국 외 감염자가 거의 없어, 지침대로 중국 방문 이력을 따져 판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정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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