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종코로나에 르노삼성차도 다음 주 가동 중단…사태 장기화 우려
입력 2020-02-05 11:09  | 수정 2020-02-12 12:0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국내 완성차 업계 전반에 본격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중국산 자동차 부품 공급 차질로 쌍용차와 현대차가 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르노삼성차도 다음 주 휴업에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기아차와 한국GM도 다음주에는 생산 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르노삼성차는 중국산 '와이어링 하니스'(wiring harness) 부품 재고가 소진되는 11일쯤부터 2∼3일 공장가동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오늘(5일) 밝혔습니다.

중국산에 의존하는 '와이어링 하니스'는 자동차 바닥에 설치하는 배선 뭉치로 관리상 문제로 재고를 많이 쌓아두지 않습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춘제 연휴로 공장을 멈췄던 중국 업체가 연휴가 끝나는 10일 이후 공장을 정상 가동할 계획이라고 알려왔다"며 "다만 공장을 재가동하는 데 2∼3일 준비 시간이 걸려 단기간 공급 차질은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차는 중국업체의 부품 공급이 정상화될 때까지 2∼3일 정도 휴업한 뒤 이후부터는 공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내 신종 코로나 사태 악화로 중국 부품공장이 휴업을 재연장할 가능성도 있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휴업도 함께 길어질 수 있습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르노삼성차의 경우 중국산 부품 의존도가 낮고 일본이나 멕시코 등 르노그룹의 글로벌 협력업체에서 부품을 공급받고 있어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다"며 "그러나 사태가 길어져 다른 중국산 부품으로까지 파장이 확대되면 세계 모든 자동차 업체와 마찬가지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는 중국산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 차질로 어제(4일)부터 단기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쌍용차는 어제(4일)부터, 현대차는 모레(7일)부터 국내 모든 공장이 문을 닫습니다.


현대차가 파업이 아닌 부품 공급 차질로 생산을 중단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 때 만도기계 공급중단에 따른 휴업 이후 23년 만에 처음입니다.

기아차도 다음 주에는 비슷한 상황이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한국GM도 공식적으로는 "장기화하면 영향이 있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하지만 사정이 딱히 다르지 않습니다.

한국GM은 다른 업체들보다 설 연휴 후 이틀 늦게 공장을 가동한 터라 재고 여유가 있을 수 있지만 중국에서 와이어링 하니스를 공급받는 구조는 거의 같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공급망을 활용할 수 있겠지만 항공기로 들여오면 물류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들은 특근을 하지 않거나 일부 생산을 감축하는 방식으로 최대한 버티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 업체는 휴업 결정을 내리면서 기한을 정해놨지만 더 미뤄질 확률이 상당합니다.

중국 정부에서 연휴를 연장하거나 지방을 다녀온 경우 격리 기간을 늘리는 등의 조치를 취하면 생산 정상화는 더 멀어집니다.

예정대로 10일에 공장이 문을 열더라도 생산, 통관 등에 시간이 걸립니다.


완성차 업체들은 와이어링 생산 업체의 국내 공장 가동을 늘리거나 동남아에서 납품받는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렇게 물량을 확보하더라도 중국 공장이 정상화되기 전에는 급한 불을 끄는 정도일 수 밖에 없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팰리세이드, GV80 등 인기 차종은 대기가 길어지겠지만 다른 차종은 판매용 재고가 있고, 생산공백도 특근 등을 통해서 메울 수 있다"며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손실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당장 와이어링 하니스가 문제지만 장기화시에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 전반이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보쉬 등 세계적인 부품사들이 중국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럽이나 미국 업체들은 동유럽, 멕시코 등에서 와이어링 하니스를 조달하고 있어서 한국 업체들처럼 곧바로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다른 부품 재고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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