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업무 부담 때문에…초중고 교사들 강남 떠난다
입력 2020-02-05 10:57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한 강남 등 이른바 '교육특구'를 탈출하려는 교사들의 움직임이 올해도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지역 대비 상대적으로 학급당 인원도 많은 데다가 교육에 대한 학부모 관심이 높은 만큼 민원도 잦은 편이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3월 1일자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교사 정기전보 인사발령을 5일 냈다. 이번 정기전보 대상자는 △공립 유치원 교사 105명 △공립 초등교사 4290명 △중등교사 2586명(중학교 1421명·고등학교 1165명)이다.
유·초등교사 전보 업무를 주관한 중부교육지원청은 사전에 전체 교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작년 전보 결과에 대한 설문 결과와 11개 교육지원청 교육장이 합의한 결과를 바탕으로 전보 원칙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보 원칙에 따라 전보 대상자를 각 교육지원청에 전산 배정하고, 각 교육지원청 교육장이 배정된 전보대상자들을 관내 유치원과 학교로 전산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눈에띄는 점은 올해도 교사들의 '강남탈출'이 지속됐다는 대목이다.

일례로 강남·서초구에서 다른 자치구로 학교를 옮기는 초등학교 교사는 총 438명으로 전입(398명)보다 40명이나 많았다. 또 중학교 교사 역시 강남·서초구에서 빠져나가는 인원(57명)이 반대의 경우(51명)보다 다수였다. 강남·서초구는 서울 중학교 기준 교사 전출자가 최다인 지역이다. 현재 서울지역 초등학교 가운데 교사 전출이 가장 많은 곳은 강동·송파(530명)다.
보통 전입보다 전출이 더 많아 생기는 빈자리는 신입교사들이 채운다. 지난해에도 이같은 현상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처럼 교사들이 교육특구를 기피하는 주된 이유로는 과중한 업무 부담 때문이란 게 교육계 분석이다. 주로 서울의 과밀학급은 강남과 목동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올해 서울 교육지원청별 중학교 신입생 배정 결과, 강남·서초 지역 학급당 평균 배정인원은 28.8명으로 전년(26.5명) 대비 2.3명 늘었다. 이는 서울 관내 배정인원 중 가장 많은 인원이다.
서울 강남의 A초등학교 교사는 "강남권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이에 대한 학부모 관심도 매우 높은 편인 데다가, 학교 생활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여러가지 상황에 대해 들어오는 민원도 많다"면서 "그만큼 교사가 부담감을 느끼고 오래 못버티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사들이 강남권 학교에서 근무하는 것을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자 서울시교육청은 재작년부터 강남·서초 지역 초등학교 교사에 한정해 해당 지역 근무 기한(5년)이 지났더라도 잔류를 허용하고 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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