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로나 여파…DLF 수익률 `롤러코스터`
입력 2020-02-04 18: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여파로 글로벌 시장에서 금리가 큰 폭 하락(채권값 상승)하면서 '국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이 다시 커지고 있다. 국외 금리 연계 DLF 만기가 올해 상반기에 집중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하나·우리은행이 판매한 영국·미국 이자율 스왑(CMS) 금리 연계 DLF 판매 잔액은 총 5425억원 규모다. 현재 금리 수준이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산출한 예상 손실액은 2262억원으로 손실률이 41.7%에 달한다. 이는 약 3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8일에 비해 손실률이 3배 가까이 확대된 것이다. 지난해 11월 8일 기준 잔액 5465억원 가운데 당시 금리 기준으로 예상 손실액은 772억원으로 손실률은 14.1%였다.
하나은행이 판매한 영국·미국 CMS 금리 연계 DLF는 영국 파운드화 CMS 7년 금리, 미국 달러화 CMS 5년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구성된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한 펀드를 말한다. 두 금리 중 어느 하나가 원금 손실 기준점(배리어) 밑으로 내려갈 때부터 손실이 발생한다.
우리은행은 영국 CMS 금리 연계 DLF를 판매했는데, 기본적으로 구조는 유사하다. 이 상품은 7년 만기 영국 CMS가 일정 수준보다 낮게 하락하면 손실을 입게 된다.

지난해 상반기 국제 금리가 예상과 달리 하락세를 보이자 국외 금리 연계 DLF는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면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지난해 11월 이전 손실이 확정된 영국·미국 CMS 금리 연계 DLF는 1229억원으로, 이 가운데 손실은 564억원(손실률 45.9%)에 달했다. 사실상 반 토막 났다.
하지만 국제 금리가 상승세로 전환되면서 손실 구간에 진입한 금액이 크게 줄었고, 지난해 11월에는 손실률도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연말에 만기가 도래하는 일부 상품에서는 수익이 난 것도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1월 초·중순까지도 지속됐다.
상황을 다시 반전시킨 것은 신종 코로나다. 신종 코로나 확산과 함께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면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강해졌고, 영국·미국 채권을 찾는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금리가 하락하게 된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영국 CMS 금리는 지난해 말 0.985%였지만 지난달 31일 기준 0.687%로 크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한 달 새 금리가 30% 넘게 떨어진 것이다.
문제는 이들 영국·미국 CMS 금리 연계 DLF 만기가 오는 3~4월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신종 코로나 확산이 극적으로 차단되고,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지 않는 한 DLF 투자자들 손실액은 더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달 30일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DLF 판매 은행에 대한 제재를 결정한 이후 혼란을 겪고 있는 하나은행·우리은행 측은 DLF 손실 확대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은행들은 독일 금리 연계 DLF와 마찬가지로 영국·미국 CMS 금리 연계 상품 가입자들 손실도 배상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4일 기준으로 독일 DLF 피해 고객 75%가 합의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상 대상 고객은 500명, 배상 금액은 293억원에 달한다. 평균적으로 손실에 대해 66%가량을 배상함에 따라 DLF 투자 고객들 평균 손실률은 17%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훈 기자 / 최승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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