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질병 취약한 만큼 철저히 방역해요"
입력 2020-02-04 16:07 

4일 오전 서울 성동구에 있는 구립 왕십리어린이집. 평소라면 5세반 아이들 스무 명이 모여 있어야 할 '노을반' 교실에는 하얀 방역복 작업자 두명이 친환경 소독제 펌프를 들고 오가느라 분주했다. 이날 어린이집에 등원한 71명의 아이들은 방역 작업에 맞춰 3층부터 1층까지 교실을 이동했다. 낯선 상황에 6명씩 짝을 지어 움직이는 아이들의 걱정스러운 눈빛은 손에도 그대로 드러나 선생님의 손을 꼭 붙잡고 있었다. 방역 작업을 맡은 이진철 그린F5 성동본부장(45)은 "분무한 소독약은 딸기 같은 과일에도 바로 쓸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해 아이들 건강에는 무해하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일선 지방자치단체가 면역력이 약한 건강취약계층과 지역주민 등을 대상으로 특별 방역에 나섰다. 바이러스 확산 차단은 물론 지역 주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성동구청은 오는 28일까지 건강취약계층 이용시설과 공공청사 특별 방역을 실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관내 어린이집 179곳과 경로당 53곳, 동주민센터 17곳에 마을버스 60대를 포함한 총 309개소가 대상이다. 시설 내·외부 공간은 물론 집기류와 손잡이 등 주민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자주 접촉할 수밖에 없는 곳을 중심으로 살균 소독 작업을 진행한다. 성동구청은 이를 위해 약 4120만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이 중 어린이집 예산이 1438만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성동구청 관계자는 "28일까지라는 일정은 마지노선"이라며 "4개 위탁업체를 선정해 동시다발적 소독을 추진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방역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집과 경로당은 사용자들의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기간 중 두 번 실시할 예정"이라며 "4일 현재 구내에서 6명이 자가 격리 중인만큼 구민의 불안감 해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장 방역 인력은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어린이집과 경로당을 주로 방문하는 연령층의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방역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해 요소를 최소화한다는 설명이다. 이 본부장은 "방역 작업에 사용하는 차아염소산수(HOCl)는 미세 병원균은 물론 각종 단백질성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좋다"며 "눈이나 민감한 피부, 상처에 직접 뿌려도 무해할 만큼 안전한데다 작업 후 10분이면 전부 증발해 특별 방역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전염 가능성 낮추기에 나섰다. 김명숙 왕십리어린이집 원장(60)은 "신종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조금이라도 열이 나면 집에서 머무를 것을 권장하고 있다"며 "어린이집에서는 구청에서 제공하는 손소독제와 마스크를 적극 활용해 자체적으로 감염 예방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광준 대한노인회 성동지회 이사(77)는 "노인정도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지 않게끔 자발적으로 시설 사용을 자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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