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모두의 건강 위해 협조해야죠"…중국 전용 입국장 운영 첫날
입력 2020-02-04 14:21 
정부가 우한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전용 입국장 운영을 시작한 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승객들이 나오고 있다. [지홍구 기자]

"입국하는데 조금 불편했지만 모두의 건강을 위해 협조해야죠."
4일 오전 중국 선전에서 에어부산을 타고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 A씨는 한국 정부의 강화된 검역에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정부는 '중국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 입국 제한' 대책에 따라 인천국제공항 3곳(1터미널 2곳, 2터미널 1곳)에 중국 전용 입국장을 만들어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이날 입국 게이트에서 내린 승객들은 게이트 인근 검역장소로 인솔돼 검역당국이 요구한 기본적인 건강상태질문서와 '특별검역 신고서'를 빠짐없이 제출하며 협조했다.
다만 특별검역 신고서 작성이 서투르거나 신고서에 작성된 연락처로 바로 연락이 되지 않아 심사 지연이 발생하기도 했다. 보건당국이 요구한 특별검역 신고서에는 기본적인 인적사항과 국내 주소, 휴대전화, 14일 내 중국 후베이성 방문 또는 경유 여부, 국내 학교·직장명 등을 상세히 기록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서류를 완벽하게 작성하지 못해 다시 작성하거나 제출한 서류에 적은 연락처로 연락이 안되는 승객이 일부 발생하면서 심사 지연이 발생했다.
검역당국은 외국인 여객이 제출한 서류에 적힌 연락처로 일일이 전화를 걸어 국내 소재 파악 가능성을 확인한 뒤 '검역확인증'을 발급하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거나 바로 받지 않아 이후 절차인 입국심사가 차례로 늦어진 것이다. 이날 오전 도착한 에어부산 승객 30명의 경우 심사하는데 45분 가량이 소요됐다.
일부 항공기편에서 이 같은 불편이 발생했지만 이날 검역확인증을 받지 못해 입국 못한 중국인 승객은 없었다.
검역 강화에 따른 승객 불만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러시아 남성 1명이 제1여객터미널 2층 특별검역대에서 연락처 문제로 20분간 실랑이를 했지만 중국 전용 입국장을 이용할 필요가 없는 환승객으로 확인됐다. 인천공항 검역소 관계자는 "이미 한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공항 검역을 강화했다는 사실을 알고 입국해서 인지 검역 강화를 문제 삼은 중국인은 없었고, 발열 등 유증상자도 없었다"고 밝혔다.
우한폐렴 발생지인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했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외국인도 입국하지 않았다.
정부는 이날부터 후베이성 여권 소지자와 지난 14일간 후베이성에서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인천공항 출입국 관계자는 "중국 여권에는 출신지역이 표기돼 중국 항공사 발권 단계에서 탑승 금지 대상이란 것을 알게 되는데 이런 이유 등으로 입국자가 없는 것 같다"면서 "그래도 누락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공항에 설치된 중국 전용 입국장은 방역대책 콘트롤타워인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위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을 내릴때까지 운영된다"고 밝혔다.
[인천공항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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