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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냉각에 신종 코로나 공포까지…항공株 `첩첩산중`
입력 2020-02-04 13:52  | 수정 2020-02-04 13:52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한·일 관계 악화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가 압박을 겪은 항공 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로 당분간 암흑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일본여행 보이콧 영향이 여전히 진행 중인 데다가 근거리 여행 심리 위축으로 여객수요 전반의 부진이 예상되면서 실적 우려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으로 올 초 대비 항공업종의 주가는 평균 12% 이상 떨어졌다. 특히 지난 설 연휴동안 신종 코로나 공포가 확산되면서 이를 기점으로 하향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중국향 노선 의존도가 높은 제주항공과 아시아나의 낙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은 대한항공 13%, 아시아나항공 19%, 제주항공 15%, 티웨이항공 4%다. 이에 제주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기간 각각 18.29%, 16.48% 하락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일본 불매운동에도 중국 노선이 빈자리를 메꾸면서 어느정도 실적을 만회했으나 이번 신종 코로나로 중국을 중심으로 한 근거리 여행객 수요가 급감하면서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제주항공 역시 저비용항공사(LCC) 중 중국 노선의 매출 의존도(15%)가 가장 높다. 지난해 ▲ 인천~베이징 노선 ▲ 무안~장자제 ▲ 무안~옌지 등 중국 내 신규 운수권을 확보했으나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인천~옌타이 등 4개 본토 노선과 함께 하이난(싼야·하이커우) 3개 노선 등 총 7개 노선을 중단한 상태다. 여기에 제주도를 방문한 50대 중국인 여성이 여행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국내 노선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이 높은 대형국적사와 제주항공에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제주항공을 제외한 저가항공사들은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이 작아 직접적 영향은 낮으나, 중국 노선 확대 계획에 차질이 생길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2003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2015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감안할 때 올 상반기 국제여객 및 화물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7월부터 한·일관계 경색에 따른 일본노선의 수요가 회복되기도 전에 대체노선인 중국과 동남아 노선이 도미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앞서 2003년 3월 사스 확산 이후 국제선 여객 수송(인천공항 기준)은 같은 달 9.7%에 이어 4월 37%, 5월 38%, 6월 19% 등 전년도와 비교해 뚝 떨어졌다. 같은 기간 외국인 입국자 수 역시 3월 10%, 4월 29%, 5월 39%, 6월 27% 하락했다.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로 항공사들의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상반기 실적 악화가 예상되면서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췄다. 대신증권은 통상 1분기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2월~3월 항공사들의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며 항공사들의 목표주가를 7~12% 하향 조정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은 2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단순히 중국 입국자뿐 아니라 전 세계 수요 위축으로 나타나 출국 및 입국수요 영향은 최초 발병 후 3~6개월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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