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규모는 2위지만…베트남 펀드는 괴롭다
입력 2020-02-04 12:04 
[사진 = 연합뉴스]

국내 설정액이 1조6500억 원에 달해 중국 펀드에 이어 2위 규모인 베트남 펀드가 수익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국가별 펀드 가운데 설정액 순유입된 펀드 베트남 펀드가 유일하다. 지난 3개월로 범위를 좁혀도 간 국가별 펀드 가운데 베트남 펀드 설정액 98억 증가해 북미 펀드(1122억) 다음으로 가장 높다. 2000년 이후 연 평균 6.6% 고속성장하고 있는 베트남 경제에 대한 기대감에 펀드 자금유입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현재 베트남 펀드 설정액은 1조6500억 원에 달해 지역·국가별로 분류된 펀드 가운데 중국 펀드 다음으로 많지만 펀드 수익률은 저조한 상황이다. 작년 한해 글로벌 펀드가 평균 27%의 수익률을 올릴 때 베트남 펀드는 연 수익률 4.73%를 기록해 지역별 및 국가별 펀드를 통틀어 가장 낮았다. 특히 지난 3개월 간 수익률은 -7.71%로 국가별 펀드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장기 불확실성으로 외국인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베트남 증시 하락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8년 4월 사상최고치인 1204를 기록한 베트남 VN 지수는 무역전쟁 발발 이후 급락을 거듭해 현재 926선에 머물러 있다.

올 들어 거시경제 지표가 악화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베트남 수출과 수입 규모가 각각 전년 대비 14.3%, 11.3% 감소했다. 2012년 1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아울러 산업생산과 제조업 생산도 전년 대비 각각 5.5%, 4.8% 감소했다. 1월 소매판매도 전년 대비 10.7% 증가에 그쳐 2019년 월평균(12.9%) 증가세에 뒤졌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수출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100%에 달하는 등 수출의존도가 높아 국제 분쟁에 취약하다"며 "무역갈등 장기화로 인한 불확실성에 베트남 증시가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창민 KB증권 주식전략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수급이 과거만큼 활발하지 못한 점도 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올해 들어 베트남 기업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12MF EPS)이 1.8% 증가하는 등 이익전망이 개선되고 있다"며 "주가 횡보시기를 비중 확대의 시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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