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 중국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추진 움직임에 대해선 연이틀 날선 비난에 나섰다. 3일 최고위원회의와 4일 원내대책회의 모두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책이 주된 논의 안건이었지만,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언급을 늘려나갔다. 다만 중국에서 출발하는 외국인 입국제한조치 확대에 대해선 오히려 함구하고, 일본에 대해선 비판의 강도를 높여나가 눈길을 끌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일본 정부가 원전 오염수 방류를 도쿄 올림픽 끝난 직후 본격적으로 방류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 들려온다"며 "전세계 이목이 코로나로 집중된 사이 매우 잘못된 일로 우리는 절대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어렵고 시간 걸리더라도 오염수 보관하면서도 처리 개발하는 데 힘써야한다"며 "오염수 해양방류 현실화될 경우 우리는 국제적 공조 통해 강력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이날 "일본은 각국 대사관에 후쿠시마 무단 방류해도 괜찮다는 궤변에 가까운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며 "사실이라면 어처구니 없고 뻔뻔한 작태"라고 비난했다. 그는 "중차대한 문제를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 시점에 무단방류하는 것은 상대국 등에 칼을 꽂는 것과 같다"며 "일본 나라 수준이 의심된다"고 강조했다.
전날인 3일 최고위원회의에선 박주민 최고위원이 나섰다. 박 최고위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해양생태계 막대한 영향이 있다"며 "일본은 당장 취소하고 오염수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국제 목소리를 들어야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당은 총선 경제 공약 중 탈원전 저지를 내세웠다"며 "후쿠시마 사고 교훈을 우리도 되새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민주당은 일본 원전 오염수에 대한 비판은 발언자를 늘려가며 수위를 높였지만,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선 중국에 대한 비판을 자제했다.
이날 회의후 기자들과 만난 이 원내대표는 입국제한과 관련해 필요할 때 필요한 조치하겠다면서도 "그런 조치를 취하면 중국 입장에서 어떻게 나오겠냐"며 "그런 거 다 감안해서 얘기를 해야지. 그게 꼭 지혜로운 건 아니다"고 말했다.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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